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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금년에도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여걸 3명이 받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여성 3명이 한꺼번에 노벨상 공동 수상자가 된 것은 역사상 처음일 것이다.
매년 요맘때가 되면 누가 노벨상을 받게 될까? 기다려진다.
한국의 시인 고은 씨가 수년전부터 노벨 문학상을 탈 것이라고 소문은 풍성했지만 금년에도 결국은 물 건너 갔다.
노벨상이란게 그렇게 어려운 상인가? 사실 세계에서 한명씩 뽑아 주는 상이니까 낙타의 바늘 구멍 통과 정도는 아닐지라도 꼼꼼하게 공적을 살펴보고 수상 후보자를 추천한 사람들이 거짓말 공적서를 올려서 사기치는 데는 없는지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헤퍼도 문제는 문제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식으로 적당히 나눠먹는 인상을 풍겨준다면 안 받겠다는 사람들이 곱빼기로 늘어날 위험도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실존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는데 그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월맹의 르둑토도 베트남 전쟁 종식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헨리 키신저와 함께 공동 수상자로 결정되었으나 그 역시 수상을 거절했다.
또 있다. 소련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도 상을 안 받겠다고 사양했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거절한 사람은 6명이나 된다.
거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런 사람이 노벨상 받아도 돼? 그렇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억지춘향으로 그걸 빼앗은 인상을 주니까 평화상이 아니라 ‘노벨 불화상’을 초래한 인물들이라고나 할까. 우선 아까 말한 헨리 키신저가 그렇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그 부류에 낀다.
환경운동에 기여하고 있으니 앨 고어 전 부통령은 그런대로 넘어갈지라도 알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세계 평화에 무엇을 공헌했는지 나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 한분도 그 반열에 낀다. 이미 돌아가신 어른의 명예를 생각해서 적당히 지나가자. 
아프리카의 데스몬드 투투 주교나 국경없는 의사회, 넬슨 만델라나 테레사 수녀가 평화상을 받은 것은 당연한 선택이요, 노벨 평화상의 권위를 높여준 심사였다고 평가할 법 하다.
지난해 인권운동을 하다 옥에 갇혀있는 류사오보에게 평화상을 주려하자 중국의 그 버르장머리 없는 공갈 위협에도 불구하고 의연하게 수상을 결행한 것을 보면 노벨위원회는 배짱 좋은  멋쟁이 면모가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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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의문은 있다. 비폭력 평화운동의 큰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마하트마 간디에게는 왜 평화상을 주지 않았을까? 흑인 민권운동의 대부랄 수 있는 마틴 루터 킹도 그렇다. 어찌보면 수상 자격은 충분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는 북한 인권을 위해 갖은 눈총 다 받아 가며 애쓰는 디펜스 포럼의 수잔 솔티 대표도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우리의 잣대이긴 하지만 받아야 할 사람은 안 받고, 받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 받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편견 때문일까?
또 하나는 이것이다. 달라이 라마에게는 평화상을 주고 목사에게는 단 한번도 평화상을 준 적이 없다.
투투 주교나 테레사 수녀처럼 캐톨릭 교회 신부나 수녀도 상을 받았는데 개신교 목사 중에는 평화상 수상자가 한명도 없다면 이건 또 거시기 하지 않은가? 얼마 전에 돌아가신 영국의 존 스토트나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여생을 보내고 계신 빌리 그래함 목사님도 수상자격은 있는 분들이라고 믿어진다.
매일 새벽마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신실한 개신교 그리스도인들이 드리는 평화를 위한 간절한 기도 소리가 스웨덴에는 들리지 않고 있는가?  
그러나 개신교 목사들이 노벨 평화상에서 물먹고 있다고 너무 슬퍼하지는 말자.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그 평화상에 목을 맬 필요는 없다.
상을 받기 위함이 아니요, 평화를 위해 사는 이유는 우리 주님의 뜻이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사람들은 모두 평화의 사도요, 이 땅의 피스메이커다. 
주님께서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번 3명의 평화상 수상자는 모두 1,000만 스웨덴 크로네를 상금으로 받는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40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은 바 있다.
그 정도의 상금이 감히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과 비교가 되겠는가?
노벨상 염두에 두지 말고 좌우지간 우리는 평화의 사도, 피스메이커로 살아야 한다. 스위덴 노벨상 위원회가 내가 피스메이커인지 눈치를 채건 말건 상관하지 말고 . . . .
<크리스천뉴스위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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