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 70%불구 재복역률 4%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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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감자들이 디모데성경연구 교육을 듣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가 현재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지난 4월 말로 300명 정원도 모두 찼다고 한다.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수감자들을 변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소망교도소 내부를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들어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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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치료 프로그램에 참석한 수감자들이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수감자 내면 변화 이끄는 프로그램 돋보여

성경의 역사를 공부하는 시간. 60여명의 수감자들이 강의실에 모였다.
강사의 설명을 유심이 듣기도 하고 ‘바리새인’ ‘사두개인’ 등 등장인물을 큰 소리로 따라하기도 한다.
강의에 임하는 수감자들의 태도가 진지해보였다.
‘목적이 이끄는 삶’ 등 각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대강당에서는 소규모 집단 프로그램, 제자훈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10여명 안팎의 수감자로 이뤄진 4개의 그룹을 자원봉사자 순장들이 인도하고 있었다.
마침 성경구절 암송 테스트가 있는 날이었다.
수감자들은 암송한 성경구절을 또박또밖 적어가며 예수그리스도의 삶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독서 치유프로그램이 수감자들의 상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독서치료 전문가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15명의 수감자들이 시와 소설 같은 문학작품을 읽으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자원봉사자인 독서치료 전문가 서경숙씨는 수감자들이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한 수감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수업시간마다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은 조금씩 가라앉는 반면 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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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이 아닌 식당에 모여 식사를 하는 교정시설은 소망교도소가 유일하다.

 

수감자 3명 중 2명은 강력범..그래도 재범률 4%에 도전한다.

이곳 수감자 중 70%는 강력범이다. 교화가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하지만, 소망교도소는 수감자를 하나님과 자신, 가족과 사회와 화해케 함으로 재복역률을 4%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실험적 시도도 눈에 띈다.
아버지, 또는 아들을 교도소에 보내야했던 가족을 위로하는 상담실(푸른나무상담실)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
수감자를 면회하고 돌아가는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치유된 수감자 가족은 수감자와 화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소망교도소 푸른나무상담실의 박주분 실장은 “수감자 가족들은 교정시설에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을 어디가서 하소연 할 곳이 없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또 수감자들이 방이 아닌 식당에 한데 모여 직원들과 똑같은 식단으로 식사 하는 것도 소망교도소가 유일하다.
식판과 수저 등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식탁 교제를 위해 강행했다.
자원봉사자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아가페 자원봉사자 교육과정을 이수한 6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대기하고 있고, 현재 1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수감자의 내면변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중에는 이미 여주교도소에서 시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들도 상당 수 있다.
수감자를 부를 때 수감번호 대신 ‘형제님’으로 호칭하는 것도 이채롭다. 수감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이른바 ‘환영식’에서도 볼 수 있다.
소망교도소에 새 수감자가 이송돼오면 교도소장(권중원)은 이들과 차를 마시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안아준다.

 

건축비 등 해결 과제 남아

권중원 소장이 한 수감자의 성경필사 작품을 취재진에게 보여줬다.
한지에 한자 한자 붓으로 써 내려간 성경말씀.
얼마나 정성을 기울였는지 짐작이 됐다.
수감자들의 내면에 변화가 조금씩 찾아오기 시작한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이 의미있는 변화가 출소 후에도 계속 이어지도록 우리 사회가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초 첫 출소자를 배출하게 될 소망교도소측은 기독 실업인들부터 출소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것을 당부했다.
재범률을 낮추려면 안정된 직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축비를 더 모아야 하는 것도 남겨진 과제다. 총 건축비 300억 중 100억여원 가량이 아직 미납된 상태다.
또, 부족한 운영비도 교계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운영비는 국가가 지원하지만 국영교도소의 90% 선만 지원할 뿐, 나머지 10%는민간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힘든 고비마다 힘이 되어준 한 한국교회, 마무리까지 힘 모으길

1995년 기독교교도소 설립추진위가 발족된 이후 15년 만에 문을 연 소망교도소. 건축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오랜 시간 설득해야했고 건축비가 부족해 공사가 중단되기도 하는 등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소망교도소 건축을 담당했던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측은 힘든 고비마다 힘을 모아온 한국교회가 마무리까지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극악한 죄를 지은 사람도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사회에 보여줄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교회가 반드시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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