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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 집사
(새크라맨토 한인장로교회)

 

하늘 나라 잔치가 있음을 공개하는 어느 교회의 광고문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나오는 것을 가끔 신문에서 본다.
안경도 필요치 않을 만큼의 시원시원하고 큼직한 글자가 보기에 좋다.
북가주에 사시는 타교인 비기독교인 모든 분들을 그 어떤 잔치에 초대하는 주최측 교회의 광고가 틀림없다.
해마다 교회란 곳을 통해서 합창 독주회 또는 연주회 등등의 행사에 하늘 잔치인 훌륭한 콘서트에 참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워진다.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뮤지컬 한 편을 딸과 같이 보러 가는 것이 우리에겐 연례행사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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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B석의 연주회나 뮤지컬의 입장료가 80 - 100불이 기본이다. 그러나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 가끔은 열려 있는 공간으로도 사용하는 교회의 하늘 나라 잔치엔 입장료가 없는 공---짜다.
이런 수준 높은 행사가 자주는 없어도 일 년 동안 발 빠르게 발 품을 팔며 사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엄청난 횡재가 아닐 수 없다.
벌써 금년 1월에만 아주 훌륭한 연주회를 세 번이나 찾아가 보았다.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들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흰 봉투의 카드를 건네 받으면 심적 부담으로 다가 온다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교회에서 치러지는 음악회 등등엔 봉투를 돌리지 않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가서 맘 가는 대로 정성스럽게 헌금을 준비하면 된다.
이 작은 이민사회 안에서 얽히고 섞여서 살아가는 우리는 더더욱 타인의 대소사를 외면할 수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이민자는 친인척들이 거의 다 떨어져 있고 그러다 보니 챙겨주고 다독거려 주는 사람들은 소속되어 있는 교회의 사람들이다.
그러니 소속된 교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저런 행사가 있는 교회를 찾아 가서 그 잔치에 참여하여 자리를 꽉꽉 채워 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관심과 사랑이란 두 글자가 아름다운 그림을 만든다는 것을 누구나 보면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교회의 행사에 가 보지만 차려 놓은 근사한 잔칫상을 위해 즐겨줄 사람들의 자리가 듬성듬성 비어 있음을 볼 때 안타깝다.
북가주에 교회가 몇 개인가 한 교회에서 음악에 관심 있는 몇 사람만 가도 자리가 차고 넘쳐 문밖으로 밀치고 나오는 것을 주최측 교회도 하나님도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실 것 같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도 무대 위의 공연 자들이 기쁨과 보람으로 힘차게 공연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이런 행사가 있는 교회를 더없이 좋은 만남의 장소로 활용해 보라고 권해보고 싶어진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든 친구나 지인들을 그 곳에서 만나 보아도 좋을 것이다.
얼마나 신선한 공간인가. 생활의 단조로움에서 잠시 벗어나 다양한 연주를 악기로 또는 목소리로 들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관람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교회를 통해서 하늘이 내려 주시는 축복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음악회 후엔 우리 한국사람들은 집에 온 사람 절대로 그냥 보내지 않는 정이 있는 사람들이라 꼭 다과가 준비되어 있고 따끈한 차와 커피도 제공해 주니 일석삼조의 효과로 모두가 즐거운 잔치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누려보자.
기회가 늘 우리에게 있는 것도 기다려 주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엔 선택의 자유가 있다.
사람이 어찌 빵만으로 살 수 있을까 빈들에 마른풀 같이 메마른 나의 영혼을 가끔은 단비 같은 영혼의 음악을 들으며 자신을 푸른 초장으로 안내해도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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