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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남가주 기독교 교회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이 지역의 이단활동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단 판별 지침을 발표한 일은 지역 교회 보호 차원에서 아주 잘한 일이다.
교회도 바쁜데 무슨 이단까지 신경 쓸 겨를이 있느냐고 엄살 수준의 무관심으로 일축해 버리는 일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따끔한 경종의 종소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LA가 미국의 한인인구 최대 밀집지역이니까 ‘어장’으로서는 최고라고 평가한다. 그래서 교회를 개척하려면 물고기가 많은 이곳이 좋다는 주장을 편다.
그러나 그게 얼마나 황당무계한 주장인지는 교회를 개척해 보면 안다. 고기가 많으면 설레발이치는 별난 물고기몇마리를 따라 모두 한곳으로 몰려다니기 일쑤이기 때문에 사실 송사리 한 마리 그물에 건지기도 쉽지 않은 곳이 LA라고 볼 수도 있다.
어장은 고사하고 맨땅에 헤딩하는 것으로 마감하는 교회 개척이 많은 곳도 이곳이다.
사실 교회개척이 아니라면 LA는 참 좋은 곳이다. 타주에서 목회하시다 은퇴하신 목사님들도 모두 LA에 와서 여생을 보내시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다. 날씨 좋고 한식당 즐비하고 동창들이나 옛 동역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으니 참으로 살기 좋은 천사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고기가 많다고 그물 들고 달려드는 것은 이단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행세하는 모든 이단들은 아마도 이곳 LA에 둥지를 틀고 있을 것이다.
이단들은 대놓고 나는 이단이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빨간 완장을 차고 다니며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LA 뿐 아니라 미주 전역에서 아주 힘차게(?) 활개치고 있는 ‘신천지’를 보라! ‘추수꾼’들을 풀어 기성교회들을 무너트린 후 모든 교회를 신천지로 쓸어 담겠다고 벼르는 그들의 작전을 ‘추수’라고 하다던가? 그런데 그들의 기성교회 침투방법은 완전 연막작전이다. 신천지 추수꾼들이 이마에 ‘나는 신천지요!’라고 쓰고 다닌다면 교회에서 쫓아내는 일이 얼마나 쉬워지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표내지 않고 교묘하게 위장해서 접근해 온 다음에 간을 빼줄 것처럼 성도들을 유혹하여 자기편으로 만든 다음에 결국은 자빠트리는 것이다.
여화와의 증인은 그런대로 존경 가는 바가 있다. 왜? 솔직하게 까놓고 덤비기 때문이다. ‘파수대’를 읽어보시고 시대를 분별하라고 타이른다. 자신들의 교리를 주장하며 설득하려고 접근하는 모습이 신앙적 행동으로 보인다. 몰몬교인 미트 롬니가 오바마를 이기고 미국 대통령이 되면 어찌 되는 거야? 그런 고민에 빠지는 게 요즘 미국의 기독교 복음주의다. 그들의 고민도 이해가 가지만 몰몬교 역시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포교하고 있다.
우리가 이단이라고 리스트에 올려놓은 여화와의 증인, 몰몬교, 안식일교, 사이언톨리지, 심지어 통일교까지 다 자신들의 주장이나 교리가 진리라고 주장하는 당당함이 있다.
그들의 정체성이 천하에 들어났으니 개신교에선 아예 ‘따로 노는 나라’로 취급하게 되고 그게 오히려 마음편한 구석도 있다.
문제는 절대로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우기면서, 우리와 똑같이 기독교 정통이요, 우리와 똑같이 삼위일체를 인정하고,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재림을 믿는다고 설치면서도 속으로 호박씨를 까는 이단들이 문제다. 그들은 아직도 기성 교회들에 침투해 얻어갈 것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단들이 “나는 이단이요”라고 소리치고 다니면 교회 협의회 등이 걱정하거나 이단 판별지침을 발표할 필요도 없다. 모두 자신의 본색을 꽁꽁 숨기고 다니면서 정통보다 더 정통인 것처럼 행동하니까 진짜 이단을 앞에 놓고도 경계심도 없어지고 방심하게 되니까 문제는 더 심각해 진다.
남가주 교협이 발표한 이단 판별 지침에 보면 ‘믿음이 아닌 행위구원을 강조하며 다른 예수를 주장 하는 자’라고 소개하고 있다. 다른 예수라. . . 예컨대 누가 “나는 재림예수다!”라고 ‘다른 예수’를 주장했다고 치자. 추종자들에겐 재림예수로 행세하면서 그 재림 예수를 팔아 자신의 지배 영역을 국내외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기성교회 침투작전으로 사용하는 전략은 당연히 연막작전이 될 것이다.
완전하게 가면을 쓰고 접근하니까 “과연 이 사람들이 이단이라고?” 절대로 동의하려 들지 않는다. 하는 행동거지를 보면 얼추 심증이 가면서도 구지 낯을 붉히면서 이단이냐고 대들 용기도 없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도 거추장스러우니까 얼굴을 감춘 이단들과 쉽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목사들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이단 판별 지침의 후속 작품으로 어디 ‘이단 수색중대’라도 편성해 보면 금상첨화가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단을 연구한다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그 실력이 깡통인 경우가 많아서 놀란 적이 많다. 자칭 이단 연구가라는 사람들은 한국이나 미국에 제법 있다.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제발 공부 좀 하시라는 것이다. 이단이란 정의조차도 어리버리하고 삼단 밑에 이단 있고, 이단이 주저앉으면 일단이 된다는 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이단연구가들이 명함을 파가지고 돌리는 꼴을 보면 “에라이! 차라리 이단들하고 나가 놀아라”고 언성을 높이고 싶다.
최근 한국 기독교 주간지들의 보도를 보면 한국 기독교 총연합회에도 이단들이 집단으로 침투하여 한기총의 기둥뿌리 같은 예장 통합까지도 퇴출시키겠다고 공갈협박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단들의 위력이 대단하긴 대단한 모양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한국 교회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현재의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도 이단들의 연막 작전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나? 한기총 개혁을 요구하는 수많은 교단들이 이번 한기총 총회를 거부하고 우선 한기총에 잠식해 들어온 이단부터 손보겠다고 선언한 모양이다. 이참에 미국에 있는 한인교회들도 이들의 개혁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한국 기독교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이 이단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합력의 길을 모색하는 일도 중요한 시대적 사명이 된 것 같다.
이단들의 연막작전에 한기총까지 놀아나고 있었다니! 이쪽 미주지역이야 말해서 무엇하랴!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어제 사이좋게 점심 먹고 희희낙락하던 그대가 마스크로 본색을 가린 이단의 앞잡이 일 줄이야! 교회에서 망신당한 후 땅을 치고 후회하지 말고 꺼진 불도 다시 보듯 웃는 얼굴 다시 보자. 저 자들이 혹시 이단은 아닌지 . . .

<크리스찬 뉴스위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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