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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요즘 개솔린 가격이 또 널뛰기를 하고 있다. 갤런당 4달러를 훨씬 뛰어 넘었다. 4달러를 경계선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바람에 이제는 4달러를 우습게 뛰어 넘어도 면역이 되어서 그런지 별로 놀라는 기색도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주 샬롯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후보 수락연설을 하면서 하는 말이 미국인들이 하루 소비하는 석유량이 1백만 배럴이라고 했다.
석유가지고 미국에게 겁을 주는 나라들은 중동의 산유국들이다. 산유국 눈치 보지 말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넓고 넓은 아메리카 대륙 지하에 흐르고 있는 천연개스를 부지런히 캐내서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고 석유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래야 비싼 개솔린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간 마진을 챙겨 배부른 휘파람 소리를 내면서 돈방석에 군림하고 있는 개솔린 회사들을 손봐 줄 수 있다는 견해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유권자가 누가 있을까? 그래서 전당대회를 휩쓴 구호는 ‘미들 클래스 퍼스트(Middle Class First)’였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변화, 기후 붕괴로 인해 지구가 멸망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쏟아내는 기후학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제임스 러브룩이란 학자는 “21세기 안에 수십억명이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기후변화로 미래를 빼앗긴 우리 자녀들을 위한 장송곡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고 비관적 경고 편지를 날리고 있다.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미친 듯이 소비하며 살아가는 오늘날의 인류 문명은 우주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행성으로 지음 받은 지구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 증거가 기후변화다.
온실효과 때문에 살만하던 온대 지역조차 아열대 지역으로 변하고 그 후엔 식물을 재배할 수 없는 사막으로 바뀐다.
극심한 가뭄과 사막화로 식량 생산이 급감하면 결국 금세기 안에 수십억명이 굶어죽을 것이란 예언을 그냥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국제적 노력의 산물인 교토 의정서가 채택되었으나 실효 없이 만기가 되자 지난해 12월 남아공 더반에서 대책 회의가 열렸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폐회되고 말았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은 기업들 눈치 보며 소극적이고 미국과 어깨를 겨루며 대기오염 최대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나 인도는 신생 공업국이란 딱지 때문에 제한 대상국에서 제외되고 있으니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이란 노력도 그냥 과시용 구호에 머무르고 있는 형편이 되었다.
그래도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자동차 연비를 갤런당 54달러로 현행보다 2배 높은 새 연비 기준을 발표하고 2016년까지 갤런당 35마일까지 연비를 높이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새 연비 기준이 적용되면 미국인들의 휘발유 비용과 석유 소비량을 각각 1조7천억 달러, 120억 배럴 줄일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온실가스, 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때가 된 것이다.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무슨 온실가스, 기후변화 타령이냐고 핀잔을 주는 사람은 회개해야 한다.
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달 20억톤 씩 증가하는 현재의 추세로 가면 지구 평균 기온이 2030년도엔 섭씨 2도, 2070년도엔 평균 4도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도가 상승하면 지구상의 생물 1/3이 멸종할 수 있고 4도가 상승하면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까지 거의 파괴되어 결국 지구는 생명체가 살수 없는 생지옥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지구의 대 재앙을 막아서기 위해 우리 크리스천은 우선 ‘그린 크리스천(Green Christian)’이 되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과소비를 억제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습관이 바로 그것이다.
가정과 교회서부터 물을 아끼고 냅킨도 아껴 쓰고 일회용 나무젓가락, 일회용 종이 접시만 쓰지 않아도 우리는 저탄소 운동의 선봉에 서는 셈이다. 성경, 찬송가와 함께 예쁜 접시 하나를 집에서 챙겨 가방에 넣고 교회에 출석한 후 그 접시로 음식을 받아 친교를 나누는 것이다.
자신의 접시는 자기가 닦아 다시 가방에 집어 넣으면 그게 그린 크리스천이다.
가능하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사는 것도 좋다. 철저하게 분리수거에 참여하는 것도 그린 크리스천의 모습이다. 그린 크리스천의 적은 그래서 소비 만능주의, 자본 지상주의, 성장 숭배주의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 빙하의 해빙, 초대형 허리케인, 해수면 상승, 가뭄, 식량난, 그래서 마침내 문명의 붕괴란 재앙의 예고편이 이미 목도되고 있다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친환경 크리스천으로 변화되어 우리 손자들에게 살만한 지구를 물려줘야 한다.
보시기에 좋았다고 스스로 감탄하신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청지기 사명은 고사하고 망신창이로 황폐화시킨 생태학적 죄악을 회개하면서 “생각은 지구적으로, 실천은 살고 있는 가까운 데서부터 시작하는” Think Globally, Act Locally 란 자연보호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를 생활 속에 옮겨 에코 프렌들리 크리스천으로 살아야 마땅하다.
침례교 세계 연맹 사무총장을 지낸 덴튼 로츠 박사는 “영혼을 구원하는 일과 함께 자연을 구원하는 일은 그리스도인들의 새로운 시대적 소명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에 귀를 기울이자.
늦을수록 재앙은 더 커지는 법이다.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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