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사회와 신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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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제자들교회>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섯 번째 특징은 퍼포먼스(Performance)와 참여(Participation)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직접적 퍼포먼스와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며 어떤 가시적인 형태로 연출되기를 기대합니다.
기존의 예술은 정적인 것에 국한되었지만 포스트모더니즘에서의 예술은 행위를 통하여 시간, 공간, 또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되고 완성됩니다.
또한 이러한 특징을 통하여 배우와 관객, 그리고 예술가와 대중 사이의 간극이 메워지고 수정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예술은 행위의 형태로 표출되므로 시간, 장소, 죽음, 행위자 등에 의하여 무한하게 변합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연극과 같은 각종 공연이 청중의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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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의 예술가들은 과거의 실증주의적인 통제와 틀에서 벗어나 우연(chance)을 추구하며, 결과(result)보다는 과정(process)을 중요시하고 구조(structure)보다는 작용(action)에 치중하는 성향을 가집니다.
포퍼먼스와 참여의 무작위성, 놀이성, 순간성, 실험성 등을 통해 대중은 자아를 발견하고 검증하며 객체(object)가 아닌 주체(subject)로서의 지위를 누리는 즐거움을 맛봅니다.
이러한 문화와 예술의 분위기가 정치과 경제 그리고 사회적 흐름에 영향을 끼치고 그것을 디지털문화가 가속화시켰습니다.
디지털문화는 대중이 정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흐름을 주도하도록 이끌었으며, 오디션문화의 확산으로 대중대상예술이 대중참여예술로 변화되고, 싸이가 유튜브(Youtube)를 통해 국제적인 스타로 발돋움하고 부를 창출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문화는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플래시몹(flashmob)의 확산이 눈에 띕니다. 이것은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혹은 특정 웹사이트를 통해 약속장소에 모여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황당한 행동을 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사라지는 행위를 말합니다.
특정 웹사이트의 접속자가 한꺼번에 폭증하는 현상을 뜻하는 '플래시 크라우드(flash crowd)'와 '스마트 몹(smart mob)'의 합성어입니다.
스마트 몹은 테크놀러지 분야의 권위자인 미국의 H.라인골드가 2002년 출간한 같은 제목의 저서 《스마트몹 Smart Mobs: The Next Social Revolution》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입니다.
플래시 몹도 네트워크 연대라는 점에서 넓게는 스마트 몹의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지만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의 동일한 행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2003년부터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여, 모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우스꽝스럽고, 재미를 추구하며, 황당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팀 티보우(Tim Tebow)라는 미식축구선수가 터치다운을 성공했을 때 기도하던 것이 유행이 되어 시간과 공간 혹은 신분이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단체로 그것을 따라하는 티보잉(Tebowing)같은 것이 단적인 예일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모임 자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 행위 자체만을 즐기기 때문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지만 점차 집단의사표출, 시위 그리고 집단 폭력의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대의 이러한 표현방식이나 수법은 단순히 허무주의, 현실도피, 체제보존, 오락에 머물지 않고 은유성과 희화성 그리고 우화성을 지니므로 체제 저항적인 힘과 체제 부정적인 태도를 담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서 기독교는 어떠한 자세와 태도를 가지며 어떠한 위치에 있어야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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