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사회와 신앙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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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제자들교회>


포스트모더니즘의 네 번째 특징은 대중주의(Populism)입니다.
문화와 예술은 원래 엘리트주의(Elitism)였습니다.
즉 일부 지식층과 특정계층의 전유물이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적대감이 나타나며 일반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것에 치중하는 성향이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대중주의는 정치적 대중주의로 확산되어 의미와 가치 혹은 옳고 그름같은 본질을 외면하고 일반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형태로 변모했습니다.
심지어 이러한 현상은 정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교계에도 확산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목회자가 교회의 본질과 사명은 등한시하고 수적 부흥이나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것에만 치중하는 현상을 너무도 쉽게 목도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포퓰리즘 즉 대중주의는 세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정치적 대중주의(political popularism)입니다.
감성적 자극과 몰입적 분위기를 형성하여 선동하는 형태입니다.
강단에서 선포되는 메시지가 하나님의 뜻보다는 기복주의와 개인의 평안 혹은 행복을 추구하도록 한다면 이는 정치적 대중주의에 해당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정책적 대중주의(policy popularism)입니다. 단순한 자극과 선동을 넘어서 본질을 외면한 프로그램이나 계획 혹은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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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오늘날 시대에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디지털 대중주의(digital popularism)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SNS와 각종 인터넷 매체를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때로는 조작하며 대중의 이목을 끌어 이름을 알리고 인기를 끄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대중 연설정치의 1세대는 집회나 강연이었습니다.
그러나 TV와 라디오가 보급되면서 방송매체를 통한 정치가 2세대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영향력은 지금까지의 다른 어떤 방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여 3세대의 출현이라고 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권력을 장악하거나 상류층으로 올라가기 위한 절대적인 수단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군사력으로 상징되는 무력이 최고의 수단이었고, 산업화이후로는 경제력이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근래에 들어서서는 지식과 정보력 혹은 과학기술력이 다른 물리력을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은 이 모든 것이 없어도 대중의 인기와 인지도만 얻으면 못할 것이 없는 때가 되었습니다. 즉 배경이나 학력 혹은 재력도 없는 사람이 인기만 없으면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인기전능주의(omni-popularism)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입니다.
기독교는 이러한 현상에 한 없이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교회의 부흥은 성령님의 역사가 아니고 목회자의 인기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상황이 지속되자, 목회자는 하나님이 아닌 교인들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기 위하여 불의를 참고 현실과 타협하며 소위 성도의 마음에 합한 인격자가 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교회를 말씀이 지배하지 못하고 대중의 마음이 지배하는 시대로 타락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도 대중주의 즉 인기영합주의에 편승하여 시대의 조류에 저항하지 못하고 물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터넷 세상 또한 이러한 흐름에 따라 인기를 얻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정형화( standardization) 되고 있습니다.
방송매체와는 달리 인터넷 세상은 규제가 거의 없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자극과 선동 그리고 원색적 표현과 조작까지 가능하여 그 영향력이 한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는 시대적 흐름을 파악하여 시대의 조류에서 밀려나지 않으면서 오히려 기독교적인 흐름이 세상이 주도하도록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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