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사회와 신앙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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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제자들교회>


사람은 본능적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나머지는 외면하려고 합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믿고 싶지 않은 것은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디지털사회에 만연해 가는 폭력성은 피해자가 되어봐야지 만이 피부에 와 닿고 눈에 보입니다.
강자와 약자가 생기고 그 관계에서 폭력이 생기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인데 인식조차 못하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는 어떤 상황에 있을까요? 위기 가운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만일 서점에 갔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책들이 베스트셀러라면 어떨지 상상해 보세요.
“당신 안에 하나님은 없다. 바로 당신이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허락이 없이는 이 땅에서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사단이 십자가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정복했다.”
“가난은 죄악이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은 병들 수 없다. 축농증이나 심지어 두통도 없다.”
과거에 기독교에 이러한 신성모독은 존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 사상이 각종 서적과 방송 그리고 강연을 통해 확산되어 가며 강력한 사이비 종교의 형태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술은 인간을 우주의 중심이며 신으로 여기는 뉴에이지 운동의 핵심 정신, 절대적인 진리를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심사상, 그리고 기독교 내에서 기적에 집중하는 은사주의의 폐해를 요약하고 있습니다.
먼저 기독교에서 이 시대의 부흥을 주도하고 은사주의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현대교회에는 사도시대의 기적은 없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한 주간에 600여만 명의 청취자를 가지고 있는 위성방송을 통해 성경에 관한 진리에 답하는 미국 크리스천 리서치 인스티투트(CRI) 행크 핸그라프(Hank Hanegraaff)란 분의 선언입니다.
그는 북미주에서 일고 있는 은사주의 부흥운동을 ‘사이비 부흥’으로 진단하고 “위기의 기독교”(Christianity in Crisis)라는 비판서를 출판했습니다.
그리고 북미 기독교계에서 영향력 있는 사이비 이단연구가이기도 한 그는 기독교 신앙운동에 대한 이단연구에 있어서 본질적인 면에서는 일치를 이루어야 하고, 비본질적인 면에서는 자유해야 하고 기타 면에서는 사랑과 자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현대교회에서 일어나는 기적신앙에 대해서 비판적이기 때문에 먼저 신사도운동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기적에 의존하려는 신앙은 기독교의 정신이 죽었다는 방증(circumstantial evidence)입니다.
기독교를 기적과 동일시하려는 현상은 기독교를 연금술이나 점성술같은 오컬트 아츠(occult arts)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행위입니다.
기적이란 것은 자신의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사랑입니다.
즉 기적은 자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신이 만들어 놓으신 질서를 깨뜨리는 가슴 아픈 사랑이란 말입니다.
성경이전 시대와 성경시대에는 기적이 아니면 자기 백성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가 오기에 초자연적인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러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순종하며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자라나라고 하셨지 은사와 기적을 추구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요즈음 교회의 부흥을 위하여 검증절차도 없이 신사도운동을 도입하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신사도운동은 오늘날에도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시와 예언이 사도적 차원에서 있다고 보는 주장입니다.
물론, 그들이 말하는 계시와 예언이란 전통적인 의미에서 단순히 성도가 경험하는 성령의 감화나 조명의 차원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은사와 능력을 받았다는 21세기의 ‘신사도’ 혹은 ‘제2의 사도’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직통으로 받은 계시’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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