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과 기독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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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제자들교회>


“일등은 굴을 먹고 2등은 굴 껍질을 먹는다.” “세상은 일등이 아니고 따뜻한 사람을 필요로 한다.” 어느 말이 더 마음에 와 닿으세요? 대체로 앞의 말은 사라져야할 명제라고 보고 후자에 더 마음을 끌린다고 대답합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두 번째 말에 공감했을까요? 일등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망쳐놓고 문제를 해결하려던 사람들이 문제를 더 키우는 것을 수도 없이 목도하고서 오늘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갖게 된 정서입니다.
물론 여전히 1등을 하고 싶어 하고 경쟁에서 이기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 따뜻한 사람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합니다.
현실을 과거의 프리즘을 가지고 보는 교회는 결국 도태하고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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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로 포스트모더니즘은 세계를 보는 새로운 관점입니다. 그 관점을 교회도 소유해야 합니다.
우리가 실제 세계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로 항상 변화하는 사회적 창조라고 주장하며 끊임없는 발전과 변화를 주장합니다.
당연히 기독교도 전통을 과감히 탈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기존관념은 교회의 성장을 막는 코르크(cork) 마개와 같을 수 있습니다.
그 변화에는 음악과 예배형태 그리고 교회당의 구조도 포함될 것입니다.
특별히 교회음악의 변화는 요즈음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입니다.
넷째로 포스트모던 정신은 통전적(Holistic)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현대 정신이 분리한 것을 재결합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편의, 전문화, 속도, 대량생산을 위하여 모든 것을 구분하고 분리했던 근현대정신이 이제는 종말을 맞았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교회는 가정사역, 그리고 말씀과 성령 중심의 통합목회로 전환해야만 합니다.
대가족 시대에서 핵가족시대로 변화하고 요즘은 일인가족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정의 해체가 너무 일반화되어 거부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가정의 회복과 유지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합니다.
기존에는 교회사역이 유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부, 장년부를 중심해서 이루어지고 전문화를 꾀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실버사역(silver ministry)과 독신자 사역(single ministry)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집중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에서는 여전히 가정이 깨지면 교회를 떠나 신앙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는 사역이 되도록 구조와 사역의 조정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은 염세적 상대주의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신을 찾고, 사회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종교를 찾습니다.
이슬람교도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회를 믿을 수 없고 그 사회를 지탱해오던 기독교를 믿을 수 없다는 반작용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정신체계는 이성의 자율성, 과학의 능력, 역사의 진보를 신뢰하는 낙관적 사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인간의 유한성과 한계를 인정합니다.
교회는 자신의 약점을 과감히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려는 노력을 세상에 보여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회는 먼저 도덕성과 윤리의식 그리고 사회 참여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복음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 외의 모든 것을 버리라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들이 복음을 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길거리 전도가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구호에서 벗어나야 하듯이, 교회의 사역과 설교도 포교 중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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