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더니즘과 기독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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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제자들교회>


디지털사회의 분위기와 사상 그리고 흐름을 규정짓는 개념은 아무래도 포스트모더니즘일 것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개념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따라서 그 개념이 아직 모호하며 명확하게 규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현 시대의 조류며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적으로 유지될 흐름이란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리스천은 아무 생각 없이 물들거나 혹은 반대로 강도 높은 반대만을 일삼기보다는 정확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거나 그 대안에 동조하여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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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적 관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을 투영하여 그 실체를 명확히 하고 문제점과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일 것입니다.
프린스턴신학교(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교수를 지낸 다이어진스 앨런(Diagenes Allen)은 20여년 전에 자신의 저서 [포스트모던 세계에서의 기독교 신앙](Christian Belief in Postmodern World) 선언하기를 “거대한 지적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은 중세시대(Middle Ages)에서 현대세계(modern world)로의 변화만큼 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는 대학 캠퍼스, 문화와 미술, 심지어 일반 생활에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교회도 이러한 현상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크리스천 학자인 토마스 오든(Thomas Oden)은 이러한 변화를 최초로 연대화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현대(modern age)는 1789년 바스티유(Bastille) 감옥의 붕괴부터 1989년 베를린장벽(Berlin Wall)의 붕괴까지입니다. 이 시기에는 인간의 이성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했고, 과학과 이성이 인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개조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인간의 이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초자연적인 것을 거부했지만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인간을 고통에서 구원하지 못하자 여기에 대한 반동으로 자연스럽게 포스트모더니즘이 나타났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모더니즘의 말기현상정도로 여길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과의 결별이며 단절이라고 봐야할 만큼 반대의 관점을 취합니다.
모더니즘은 분리(selection)와 경계(boundaries)를 가치있게 여기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조합과 상호연결을 가치있게 여깁니다.
모더니즘은 깊이(depth)에 관심을 갖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표면(surfaces)에 관심을 갖습니다.
모더니즘은 정형적인 것(form)을 강조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은 반정형적인 것(antiform)을 강조합니다.
따라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사상과 문화를 근본부터 완전히 다시 질서를 잡으려고 하며, 실체를 현 사회 구조로 여기고 “획일적 담론”(totalizing discourse)를 회피합니다.
전위 예술가나 혁신을 추구하는 학자들에게서나 나타나던 이러한 격변은 이미 2천 년대에 들어서 젊은 층에게 완전히 일반화되었으며 이것은 소위 신세대라고 불리던 세대부터 시작하여 8,90년대에 출생한 젊은 층의 전형적인 특징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곧 기성세대와의 단절과 불통으로 이어져 세대간의 갈등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교회와 기독교 심지어 신학교 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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