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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세계화로 인해  야기되는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 즉 더 큰 차별과 격차에

유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세계화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드먼은 ‘아직 평평해지지 않은 세계의 나머지 지역도 곧 평평해지는 것이야말로 역사적으로 불가피할 것이라는 따위의 생각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또 이미 평평해진 지역이라도 전쟁이든, 경제적 혼란이든, 정치적 혼란이든, 어떤 계기로 다시 평평하지 않은 지역으로 돌아가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는 생각 따위도 하지 않습니다.


지구상에는 평평화 과정에 뒤떨어져 있거나 압도당한다고 느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 가운데 일부는 이 체제에 순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대하기 위해서 평평화로 나타난 수단을 백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평평해진 세계에 각 개인이 적응하려면 객체로 존재하게 하는 다면적 정체성 즉 소비자, 피고용자, 시민, 납세자, 주주 같은 것들에게 마음을 뺏기지 않고, 흔들리거나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주체적 정체성을 소유해야 합니다.


이것이 선결되지 않으면 개인의 불안과 두려움이 점점 더 극대화되며 변하는 세상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삶의 의미를 놓치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가족과 종교입니다.


세계화와 관련하여 ‘개인’의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해졌습니다.


이제 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지구상의 모든 개인들과 경쟁하는 개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에 대하여 고찰해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경쟁이 아닌 다른 개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더 많아졌습니다.
 그 결과 개인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 시대의 세계적 경쟁과 기회의 무대에 과연 적응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 지구상의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어떤 일에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은 결정적이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족은 가족 구성원이 무엇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것을 하고 있다는 것같은 객체적 정체성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보는 주체적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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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우메>(꺾어진 매화)라는 일본영화를 아시나요?


영화 중에 유일하게 극장에서 12년 이상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2002년에 소규모로 개봉을 한 이후에 전국 방방곡곡 어디라도 찾아가는 소위 공동체상영을 시도해서 성공을 거둔 영화인데요. 무려 1350군데에서 상영이 되었고 지금도 상영이 계속되고 있는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로서는 어마어마한 수치의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바로 그 영화가 한국에서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단란하게 살던 한 여자는 시골에 혼자 사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살자고 남편에게 살자고 제안합니다!


요즘에도 이런 며느리가 있을까요?


시골집을 정리하고 도시로 올라온 시어머니는 혼란에 빠집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집에만 있어야 하는 게 답답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시어머니가 '치매'라는 판정을 받습니다.
가족들은 망연자실하고 어떻게 그녀를 대해야 할지 몰라서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서로에게 상처만 줍니다.


누구나 흠이 있습니다.


내가 견딜만한 상대방의 단점도 있고, 도저히 눈뜨고 봐주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저런 사람하고 어떻게 지내지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린 결국 함께 살아야 합니다.


소중한 사람은 치매에 걸렸어도 소중한 사람입니다. 조건 없이 소중하게 여기며 사랑하는 가족이 세계화 시대의 불평등과 불균형을 극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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