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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전력 비상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에 한번 씩 한국을 방문해 보면 음식점 실내 온도가 완전 씨야시가 되어 있는데도 문은 활짝 열어놓고 장사하는 집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전혀 이상하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더운 여름에 문을 열어 놓고 에어컨을 틀어놓으면 그 전기 소모량을 누가 당해낼까?


겨울에 나가봐도 사정은 비슷했다.
바깥은 꽁꽁 얼어붙어 강추위라고 벌벌 떨고 다니면서 보일러를 얼마나 세게 틀어놨으면 실내에서 반바지를 입고 지내는 사람들이 수두룩했다.


밖에는 눈이 오는데 아파트 방바닥은 찜질방 수준이었다.


이렇게 여름과 겨울, 더위와 추위를 분간할 줄 모르는 마구잡이 에너지 소비 스타일이 결국은 에너지 고갈 사태를 불러 온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니겠는가?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이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청와대에서 면담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얼마 전 청와대를 찾아가 인사하다가 왼쪽 손을 바지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것을 보고 “버릇 없다”고 한국인들의 눈총을 산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지 저커버그는 정중하게 정장차림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모양이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에어컨을 가동시키지 않고 있어 청와대는 찜통이었고 정장차림으로 예절을 갖춘 저커버그에게 미안할 정도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전력비상 사태를 만나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 주기 위해 냉방을 자제하는 것 까지는 좋았으나 외국 손님을 맞이하는 자리에서까지 그랬다면 실례가 아니었느냐고 인터넷에서 입방아를 찧고 있었다.


삼천리 금수 강산에 삼한사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여름하면 적도지대를 방불케 하는 불볕더위가 찾아올 뿐 아니라 겨울엔 시베리아 저리가라는 혹한이 몇 주 씩 계속되는 바람에 한국의 날씨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이은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 사태로 전력수급이 국가적 위기로 대두되자 급기야 한국교회도 에너지 절약에 적극 앞장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연합회 박위근 회장님은 성명을 발표하고 “여름철 냉방수요를 줄이고 전기를 절약하는 일은 한국교회가 앞장서야할 생명사랑운동”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연은 예배를 제외한 모든 회의와 업무에 간소한 복장을 착용함으로 체감 온도를 낮추고,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며 교회 건물 밖 십자가 조명시간을 단축하고 LED 조명으로 교체, 절전 멀티탭 설치, 출입문 사이 방풍 공간 설치 등 생활 속 전기 절약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착하고 순진한 한국교회여!


무슨 문제가 터졌다면 알아서 척척 박자를 맞춰주는 ‘착한둥이’ 대한민국 기독교 예수교회.
그러나 사실 이건 뒷북 수준이다.


평소부터 교회가 먼저 발 벗고 나서야 할 운동이었다.


크리스천이 먼저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야 할 생명사랑 운동이요, 생태 보존운동이었다.


한국의 전력비상 사태를 바라보며 강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그냥 멀뚱멀뚱 바라볼 때가 아니다.


에너지 절약, 그러니까 전기를 아끼고, 물을 아끼고, 개솔린을 아끼는 생활태도가 바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보존하는 환경 청지기 운동이란 사실을 잊지 말고 실천에 앞장서야 할 사람들이 우리 크리스천들이다.


겨울철 우리 집 실내온도는 화씨 68도다.
좀 춥게 느껴질 때는 집에서도 옷을 끼워 입고 양말을 신는다.


이것도 높다고 하는 집이 있다. 아예 65도에 맞춰 놓고 사는 이웃집도 있다.
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나온 첫 해에 이 차를 샀다.


6년째 너무 즐기며 토요타 프리우스를 즐기고 있다.
개솔린을 덜 먹기 때문이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높은 개솔린 가격 때문에 주유소에서 낑낑 앓고 있으면서도 실속 없이 ‘폼생폼사’를 즐기는 사람들을 비웃어 주는 게 ‘나의 사랑’ 프리우스다.


토요타에 열 받아 완전 전기차를 개발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니산이 ‘리프’란 신차를 선보였다고 한다.
4시간 충전하여 70여 마일을 달리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하이브리드보다 전기 차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시방 내 자랑하려는게 아니고 친환경 자동차를 굴린다는 게 개스 값 적게 들어 마음 편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건강한 환경 보존을 위해 작지만 무게 있는 선택이란 자부심을 심어주니 일거양득이란 말을 하려는 것이다.


더운 날엔 땀을 좀 흘리고, 추운 때는 옷을 끼워 입으면 된다.
그 정도의 불편을 참아내지 못한다면 지구에서 살 자격이 없다.


건강한 지구인의 척도는 공짜로 받은 지구를 지켜주기 위해 얼마나 자발적으로 불편을 참아내느냐에 달려있다.


이 일은 교회가 앞장서야 할 일이기도 하다.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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