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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미국이 어린이가 없는 나라가 된다고 가정해 보자.
그건 재앙이다.


소비자가 없고 납세자가 없는 나라는 결국 경제가 파탄이 날 것이고 그건 무자식 상팔자를 추구하는 이기적인 아메리칸들이 자초하는 비극적인 아메리카의 그림이다.


그런데 이같은 차일드 프리 라이프(Child Free Life)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난주 타임지는 보도하고 있다.


40세에서 44세에 이르는 미국 여성 가운데 무자식 비율은 1976년엔 10명중 1명이었으나 2010년에 두 배로 늘어나 지금은 5명중 1명으로 조사되었다.


여성이 된다는 것은 곧 어머니가 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여성들은 전문직을 가지고 고소득을 올리는 고학력 백인여성들에게 두드러지고 나타나고 있다.


무자식으로 살겠다는 여성들은 고소득 여성 8명 중 1명인 반면 중간 소득 여성의 경우 14명중 1명, 저소득 여성은 20명중 1명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고소득자일수록 무자식 인생이 좋다는 것이다.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는 독일, 이태리, 일본이다. 여성 1명당 평균 1.4명의 어린이를 출산한다.
중국이 1.6명(인구 억제를 국가정책으로 세워놓고 있기 때문), 놀웨이가 1.8명, 영국이 1.9명, 미국이 2.0명이다.


멕시코의 경우는 평균 2.3명, 인도는 2.6명, 아프가니스탄은 5.5명이다.


그러니까 미국은 유럽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멕시코나 인도보다는 출산율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국에서 우리가 어릴 적엔 3형제는 보통이요, 6형제, 9형제, 10형제도 많았다.


나도 6형제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가 많은 것을 복으로 생각했다.


개발 독재시절 새마을 운동 노래 가락이 금수강산에 넘쳐날 땐 “둘 만 낳아 잘 기르자”는 플래카드가 동네 입구에 나부끼던 때가 있었다.


그건 아득한 옛 추억의 그림자가 되었고 지금은 하나도 황송한데 둘까지 낳을 경우 정부에서 고맙다고 업고 다니며 상도 준다고 들었다.


참으로 세상 많이 변했다.
다산(多産)은 축복의 상징이었다.


특별히 농민이나 유목민에겐 더욱 그랬다.
땅에서 많은 소산물을 거두고 짐승에게서 많은 새끼를 얻는 다는 것은 넘치는 축복이었다.


그래서 다산은 곧 풍요로 통했다.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후 첫 말씀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 하라는 말씀이셨다.
이삭을 바치는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신 후 하나님은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의 모래같이” 씨가 창대케 되리라고 복을 주셨다.


 이건 수학에서의 무한대 수준이다.
그런데 이처럼 다산과 풍요를 약속해 주신 하나님 앞에 감히 맞장 뜨겠다고 덤벼든 대부분의 이방신들이 들고 나온 ‘판촉물’도 사실은 다산과 풍요였다.


터키 에베소는 사도 요한이 성모 마리아를 마지막까지 모시고 살던 곳이다.


그곳엔 한때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던 아테미 신전의 폐허가 남아 있다.
아테미 여신은 다산과 풍요의 여신이었다.


바티칸 박물관이나 터키에서 만날 수 있는 이 아테미 여신상을 보면 앞가슴에 수십 개의 유방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조롱박인줄 알았다.


해괴하게 느껴져서 오래 쳐다볼 수가 없지만 마치 생산의 제왕인 양 자랑스럽게 서 있다.


그런데 물 한 방울 안 떨어지고 이슬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사막지대에서 다산의 신은 사실 얼마나 간절한 숭배대상이었겠는가?


아테미 여신도 그랬고 바알신도 역시 다산의 신이었다.


그러나 다산의 축복에 있어 하나님의 언약에 비하면 바알이나 아테미 여신은 새 발의 피 수준이다.
하늘의 별처럼, 바다의 모래처럼 자손이 번성하는 복을 주시겠다고 하신 것이다.


그럼 그 다산의 오퍼를 거절하고 차라리 “없는 게 충만(None is Enough)”이라고 외친다면 이건 하나님께 너무 불경하게 대드는 꼴이 아닌가?


어느 나라 생명윤리란 말인가?


현생의 삶이 아무리 즐거워도 어머니가 되는 길까지를 포기하고 후손 따위엔 아예 관심조차 꺼 버리는 시건방 사조는 결국 양로원만 번창하다가 마침내 개와 고양이만 남는 아메리카를 만들어낼 것이고 마침내 인구 강대국인 중국이나 인도가 지배하는 신대륙으로 내어 주게 될 지 누가 아는가?


그래도 세계적 저출산 트렌드에 역행하여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역시 아프리카다.
예컨대 니제르(Niger) 공화국의 여성 1인당 평균 신생아 출산율은 무려 7.0명이다.


예수님이 재림하시기 전에 5대양 6대주는 그럼 아프리카 사람들이 모두 집어 삼키는 게 아닐까란 황당한 공상 허무 소설은 지나친 오지랍에 속하는 것일까?


계획된 무자식 주의는 아무래도 성경의 가름침은 아닌 것 같다.

 

 

조명환칼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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