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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Q :  제가 출석하는 교회는 1000여명이 모이는 80년 된 교회입니다.
두 가지가 궁금해 질문 드립니다.
하나는 수석장로, 원로장로, 시무장로 등 지정좌석이 있습니다.
얼마 전 모 집사가 모르고 앉았다가 다른 자리로 옮겨가기도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명예장로, 권사, 집사를 임명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일인지 궁금합니다.


A  :  교회는 지정좌석제도가 없는 곳입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중앙이나 앞좌석에 앉아야 될 사람들은 있지만 그 직제 때문에 좌석을 지정하고 특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지해야 할 것은 교회 안의 모든 직분은 계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누구는 높고 누구는 낮고가 있을 수 없습니다.


그 사실을 오해하기 때문에 장로선출과정에서 탈락하면 문제를 제기하고 세상 권력의 자리에서 밀려난 사람처럼 분풀이를 하려드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교회직분은 분량이 커질수록 책임과 충성지수가 높아져야 합니다.


베드로 사도의 교훈대로 젊은 계층은 교회 안의 어른들을 존경하고 그들이 흘린 지난날의 헌신과 땀을 인정해야 합니다.


결코 홀대해선 안 됩니다. 그리고 기성세대나 나이든 사람들은 신앙과 섬김에서 그리고 삶의 현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양 무리의 본이 되어야 합니다.


지탄받는 손가락질의 대상이면서 상석을 고집한다든지 어른대접을 강요한다면 그 누구도 따를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명예 직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느 교단 헌법에도 명예제도가 법제화된 곳은 없습니다. 있어선 안 됩니다.


교인의 투표로 장로나 권사가 될 수는 없고, 거기다 나이는 연로하고, 교회 출석과 봉사의 기간은 길고, 이럴 경우 흔히 명예직분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누가 명예를 부여하며 무엇을 위한 명예인가를 살펴야 합니다.
목사, 장로, 집사, 권사 모두 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바울은 당당한 베냐민 지파에 속한 정통파 유대인이었고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을 수학한 랍비였습니다.


거기다 당시 유대인으로서는 어려운 로마 시민권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낮추고 호칭했습니다.


명예로 종이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장로, 권사가 항존직인 것처럼 목사도 항존직입니다.


그렇다면 목사도 명예 목사가 나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명예는 부채입니다.


낮추고 내려놓고 포기하고, 그러다가 죽음으로 주인을 섬겨야 할 종들이 명예를 탐하는 것은 결코 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명예라는 두 글자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 명예의 갓을 쓴 뒤 주님을 섬길 것인지 자신의 자리를 높일 것인지 골똘히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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