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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성경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경전일 뿐만 아니라 세계 기록문화의 역사와 문학사에 큰 공헌을 하였다. 

성경을 모르고는 영국의 대문호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이나 독일의 대표적인 문호인 괴테의 작품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 

제네바 성경(The Geneva Bible)이 영국문학사에 끼친 영향이나 제임스 왕 역(King James Version)이 영어의 발전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하였다. 

독일의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도 독일문학과 독일어의 발전과정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유럽의 건축이나 회화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도 마찬가지다.

  세계 기록문화의 역사에 있어서도 성경의 역할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인쇄술의 역사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독일의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가 금속활자를 발명하고 나서 최초로 인쇄한 것이 성경이다. 

우리 박물관에 구텐베르크 인쇄기를 실물크기로 제작하여 구텐베르크 인물모형과 함께 전시해 놓았다. 

우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니콜라스 젠슨 성경(Nicolas Jenson Bible)은 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활자(font)를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은 우리나라의 <직지>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직지를 비롯하여 팔만대장경, 한글 발명, 조선왕조실록 등,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기록문화에 관한 세계적인 유산을 많이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당시에 종이제작 기술이 발달해 헝겊으로 부드럽게 두드리기만 해도 탁본을 뜰 수 있어서 별도의 인쇄기를 만들 필요성이 없었다.

그러나 유럽의 경우 종이가 거칠고 두꺼웠기 때문에 큰 압력으로 종이를 눌러야만 인쇄가 가능했다.

이에 구텐베르크는 포도를 통에 담고 압축하여 짜내는 포도주 압축기(press)의 원리를 이용하여 인쇄기를 발명하고 알파벳으로 되어 있는 동일한 개별 금속활자를 많이 주조함으로써 대량생산이 가능한 인쇄술의 기계화를 이루어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보급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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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성서박물관에 전시된 구텐베르크와 인쇄기 모형.


이로 인해 15세기 이후 유럽사회는 종교, 정치, 사회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 오게 되었다. 

그래서 라이프(LIFE)지에서는 지난 1천년 동안에 이루어진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는 ‘구텐베르크 인쇄기’와 인쇄술의 발달을 꼽았다. 

그 중심에 성경이 있고, 마틴 루터(Martin Luther)의 종교개혁이 있었다.

  국제성서박물관이 이러한 성경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박물관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은혜와 감동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각 교회에서도 문화사역의 일환으로 기독교 박물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성경 유물들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 있는 유명 박물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세계 각국에 있는 박물관들에 대해 폭넓은 이해를 갖게 된다면, 성서박물관을 통한 문화사역의 필요성과 공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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