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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전통적으로 유물들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전시하는 일로 이해하여 왔다. 

그래서 박물관은 마치 과거의 유물들이 모여 있는 고리타분한 곳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박물관은 더 이상 과거의 유물들만 전시해 놓은 따분한 곳이 아니라, 즐기고 배우는 곳이며 다른 어느 교육기관이 제공해 줄 수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직접 보며 체험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기 시작하였는데, 1997년 12월에 확정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 중시하는 5가지 인간상 중 하나는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의 토대 위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이에 따라 박물관이 체험학습을 위한 중요한 장소로 인식되면서 학생들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이것은 박물관이 유물을 수집, 조사, 연구, 전시하는 기관에서 서비스 기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천에 위치한 국제성서박물관(International Bible Museum)은 1995년 4월 30일에 개관하였으며, 설립자인 한경수 감독이 일생동안 수집한 성경들과 웨이크필드(David Wakefield) 박사가 기증한 성경등 약 1만5천여권의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에는 12세기 수도원에서 대학교재로 사용되었던 성경인 글로싸 오디너리아(Glossa Ordinaria), 구텐베르크 성경(Gutenberg Bible) 사본, 1611년 제임스 왕 역(King James Version) 원본등 귀중한 성경들과 희귀본들이 있다. 

그 외 영어 성경, 독일어 성경, 불어 성경, 러시아 성경 등, 세계 각국의 약 3백여 개 언어로 되어 있는 성경들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 성경들의 다양한 번역본들도 소장하고 있는데, 한국교회가 세계기독교사가 유래가 없는 큰 부흥의 역사를 이룰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한국어 성경번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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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성서박물관은 2010년 필자가 관장으로 부임한 이후 인천광역시에 박물관 등록(제 인천-16호)을 하고 한국박물관협회, 한국사립박물관협회, 인천광역시박물관협의회의 회원관이 되었으며, 국립민속박물관의 협력망 사업 회원관이 되었다.

 국제성서박물관은 현재 250평 규모의 전시실과 30평 규모의 체험실 외에 극장식 강의실과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으며, 초, 중, 고등학생의 창의체험학습을 위한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날 박물관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빠른 진보를 보이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 교육 공간이 되고 있다. 

국제성서박물관도 단순히 오래된 성경책들을 전시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경과 관련한 세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다양한 체험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 개발, 디지털을 통한 입체영상 등, 시대적인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는 문화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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