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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손톱에 매뉴키어를 칠했다면 그건 죽음이다. 

손가락을 잘라버린다. 

여자가 향수를 뿌렸다? 

그것도 죽음이다. 

미장원에 간다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여자가 어디 얼굴을 내밀고 벌건 대낮에 거리를 활보해? 

그래서 온몸을 천으로 뒤집어 씌운다. 

'부르카'라고 부른다. 

남자 동행 없이는 거리에 나갈 수도 없다. 

그냥 집에만 처박혀 있어야 한다.

대명천지에 어디 이런 세상이 있을까 싶지만 바로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질 만행들이다. 

수도 카불에 입성한 탈레반들이 'Beauty Salon'이라 벽에 써 붙인 글씨를 검은 페인트로 마구 지우는 모습을 TV에서 보았다.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고 여성에게 총질을 해도 살인이 아니다. 

탈레반에게 강제로 결혼시킬 여성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탈레반에게 여성은 사람도 아니다. 

아프간이란 나라가 이렇게 무법천지가 된 것이다.

옛날 중세시대 교황에게는 입법, 사법, 행정부가 모두 그의 손안에 있었다. 

신정일치의 세상이었다. 

종교가 세상의 권력까지 독점하는 것이다. 

이슬람도 마찬가지다. 

이슬람이란 종교가 세상 오만가지를 죄다 간섭한다. 

종교와 권력이 짬뽕이 되어 인간의 모든 삶을 통치하고 규제하는 것이다. 

이들에겐 '샤리아 법'이란 게 있다. 

알라가 이 법을 따르라고 했다는 것이다.

샤리아 법은 이슬람 경전인 코란과 선지자 무하마드의 가르침을 짜깁기해서 만든 계율이다. 

그런데 이게 해괴망측하다. 

도둑질을 했다하면 손발이 잘린다. 

간통하면 돌에 맞아 죽는다. 

남의 눈을 멀게 했다면 그 사람의 멀쩡한 눈을 도려내서 벌을 주는 것이다. 

남녀가 데이트를 하면 공개적으로 매질을 당한다. 

이게 샤리아 법이다. 

유난히 여성에게는 야박하다 못해 참혹한 법이다.

아프간을 침공했던 러시아가 패전병이 되어 물러나자 탈레반이 나라를 다스리는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아프간 사막 골짜기에서 9.11 테러를 공모했던 알카에다 창설자인 빈 라덴을 미국이 내놓으라고 위협하자 "우리가 미쳤냐?" 그런 식으로 맞짱 뜨다 결국은 미국의 침공을 자초한 게 20년 전의 일이다.

미국의 침공으로 밀려난 탈레반의 자리에 아프간 정부를 세워 20년 동안 지원한 액수가 830억 달러. 

미군과 나토 동맹국 병력도 3500여 명이 숨졌다. 

그래서 깨진 독에 물 붓기란 걸 깨달았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 결정을 내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시행에 들어 간 것이다.

그래서 "국익 없는 전쟁 반복 안한다" "아프간이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 희생 더 이상 안된다" "철군 후회 안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이 천번 만번 지당한 말씀이라고 할 수도 있다.

아프간을 '제국의 무덤'이라고 부른다. 

영국도 패전했고 러시아도 두 손 들고 빠져 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빈 라덴이 목적이었지만 미국을 향한 9.11테러 같은 끔찍한 테러를 발본색원한다는 차원에서 쳐들어 간 것은 당시 환영받는 명분이었다.

그렇다면 이왕에 발을 담근 마당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철군을 결행했어야 한다는게 이번 아프간 사태를 바라보는 여론인 것 같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루 아침에 정부군이 무너지고 탈레반이 저렇게 파죽지세로 점령할 줄은 예상못했다고 하는데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력과 군사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최고 군통수권자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

당장 여성 잔혹사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탈레반에 의해 감옥에서 해방을 맞은 알카에다 출신의 죄수들은 금방 복수의 칼을 갈며 미국을 노리게 될 것이다. 

그동안 알카에다를 능가하는 야만적 테러로 세계를 경악케 했던 이슬람 국가(IS)나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의 기세가 약화 되어 다행이라 했는데 다시 탈레반 세상이 된 아프간에서미국을 째려보며 얼마나 많은 테러가 공모될 것인가?

더구나 민주주의, 인도주의를 국제사회에 내놓는 최고의 가치상품으로 여기는 미국이 아닌가? 

카불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갓난아기들이 버려지는 비극과 주변국이나 EU국가에서 또 떠돌이 난민신세가 될 아프간 국민들의 서글픈 운명을 어떻게 달래주어야 하는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뉴욕타임스에 쓴 글처럼 한국도 70년 주둔 중인데 20년이 길다고 미군이 너무 급하게 빠져나온 것은 아닌가 싶다.

세계 기독교 박해국 2등 국가인 그 나라에서 크리스천에 '크'자만 나와도 순식간에 목숨을 잃게 될 아프간의 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자비가 임하도록 기도하자는 미 복음주의권 목사님들의 기도요청에 우리도 머리 숙여 동참할 때다.

<크리스찬 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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