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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 목사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퍼거슨 시위는 미국에 아직도 불씨처럼 남아 있는 인종 갈등을 첨예하게 보여 주는 아이콘과 같은 사건이다. 

비무장한 흑인 청년을 살해한 백인 경관 윌슨에 대해 세인트 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불기소 판정을 내리는 것으로 인해 시위가 촉발되었다. 

이 불기소 처분으로 인해 퍼거슨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계속 해서 전국적으로 발화될 위험 요소를 안고 있다. 

엊그제는 미국 프로 풋볼팀 램즈의 일부 선수들이 두 손을 들고 필드에 입장하였다. 

이것은 손을 들었으니 쏘지 말라는 동작을 재연한 것이다. 

그 선수들은 퍼거슨 사태로 고통당하는 주민들과 연대하고 싶은 의도였다고 밝히고 있다. 

램즈 구단과 미국 프로 풋볼 사무국은 이 행위가 정치적인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퍼거슨의 비극적인 상황을 이해하며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실 미조리 주 퍼거슨시는 이미 100년 동안의 쌓아 올린 오래 세월의 인종의 갈등 역사가 내재해 있다고 언론들은 밝히고 있다. 

흑인들이 오랫동안 거주해 온 킨록이라는 지역에서 퍼거슨으로 이주한 것은 1970년부터 라고 한다. 
그 전까지 퍼거슨시는 흑인들에게는 금단의 땅이었다. 

백인들이 철옹성처럼 그 지역에 거주하며 흑인들의 이주를 막았다. 

그러나 개발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흑인들이 밀려 들어왔고 이제는 백인들이 소수 거주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백인 소수가 퍼거슨 시의 정치적인 지위를 장악하는 상황이 이번 사태에 내재적인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 흑인지도자는 “지금 2014년도에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이 직면했던 유사한 인종 갈등에 직면해 있다”고 개탄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들이 이러한 사태를 잘 해결하지 못하기에 우리 자녀들이 이 문제와 싸워야 하는 슬픈 시점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이번 사태를 여론조사를 한 유고브 조사에서는 흑인의 64%가 윌슨 경관의 처벌을 원하는 반면 백인은 오직 22%만이 처벌을 원한다는 결과를 밝히고 있다.

 이것은 이 사태를 바라보는 미국의 인종적인 분열이 얼마나 광범위한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다.

대배심의 법리적인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얼마나 많은 미국의 아프로 아메리칸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는지 모른다. 

또한 이 결정 과정에서 인권의 침해가 개재된 가능성을 여러 가지로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사태들은 앞으로 얼마든지 제 2의 퍼거슨 사태를 재발시킬 개연성을 안고 있다. 

이러한 사태의 여파는 우리 한인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퍼거슨 시의 두 개의 한인 업소들이 완전 전소가 되고 여러 업소들이 방화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엘에이의 인종폭동을 연상시키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치열한 민권 운동으로 말미암아 인종 문제가 크게 개선된 그런 역사를 안고 있다. 

그 와중 가운데 수많은 흑인들이 목숨을 잃고, 핍박을 당하며 인권이 유린되었다. 

그 민권 운동의 혜택으로 오늘날 우리 소수 민족들이 이 땅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기반을 마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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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 한인들과 교회들도 인종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은 늘 약자들의 인권을 중시하며 보호할 것을 명하고 계신다.

우리 교인들이 앞장서서 아프로 어메리칸 교회 교인들과 교제하고 그들과 같이 연대해 평화 운동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흑인들의 민권 지도자 중에는 목회자들이 다수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같이 연대하는 네트웍은 미국의 평화 운동을 만들어나갈 좋은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또 그러한 네트웍은 유사시에 인종 폭동을 막아 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미국은 다문화, 다인종 사회이다. 

우리는 다른 인종과 연결되어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한인들만의 게토를 쌓아 올리며 살 수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엘에이 인종폭동이라는 역사적인 상처와 교훈을 안고 있는 우리 한인 사회는 다른 인종들과 항상 조화와 평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것이 미국을 살아가는 지혜이다.

예수님은 그 화해와 평화를 주시려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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