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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협성대학교 개교 20돌을 맞이하여 개관한 성서고고학 박물관은 기독교 대학의 특성을 살려 성서고고학 유물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대학 본관 건물 7층에 위치한 전시실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제1 전시실은 성서 새대의 토기류, 제 2 전시실은 성서 시대의 일상생활과 관련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제 3전시실에 성서 시대의 기록문화와 관련한 유물들과 유대교 회당의 제의 용품들과 토라 두루마리들이 전시되어 있다.

‘토라’는 히브리어로, 우리말로는 ‘율법서’ 혹은 ‘모세 오경’이라고 하는데,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 다섯 권의 책을 말한다. 

‘토라’의 어원은 ‘야라’로 ‘가르치다,’ ‘교훈하다’의 뜻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토라는 그 안에 ‘계약법전’, ‘성결법전’과 ‘신명기 법전’이라는 율법들을 갖고 있지만, ‘가르침’과 ‘교훈’이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토라 두루마리는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 오경의 본문을 기록한 것으로 소가죽이나 양피지에 기록하였다. 

주후 18세기경 양피지에 기록된 토라 두루마리가 있는데, 숙련된 필사자들이 갈대 펜을 이용하여 광물질과 숯에서 추출한 까만 물질에 끈적끈적한 동물의 기름을 섞은 잉크로 한자씩 정성을 드려 기록을 하였다. 

랍비 전통에 따르면 율법을 기록하면서 하나님 명칭이 나올 경우에는 쓰던 붓을 버리고 새 붓으로 갈고, 필사자도 목욕재개를 한 후에 다시 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토라에 하나님 명칭이 대략 5천 번 정도 나온다고 하니 필사자들이 얼마나 정성을 들여 토라를 기록하였는지 놀라울 뿐이다.

  18세기경 소가죽에 쓰여진 율법 두루마리는 높이가 60cm, 이음새까지의 폭은 87.5-90cm로 매 가죽마다 여섯 단(column)이 들어 있다. 

한 단의 폭은 11.5-12cm, 그리고 51cm 높이에 52줄로 되어 있어서 한 줄이 약 1cm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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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피지에 쓴 토라 두루마리


회당의 율법 두루마리는 가죽이 낡아서 글씨가 희미해지면 새로운 것을 갈게 되는 데 이때 헌 것은 버리지 않고 항아리에 넣어 땅속에 묻었다. 

그래서 율법 무덤도 있다. 

때로는 편의상 회당 한 구석에 모아 놓기도 한다. 

이러한 낡은 토라들과 기타 제의 문서들의 창고를 게니자(Geniza)라고 부르며 중세 이후 이러한 회당의 게니자를 통해서 많은 토라 두루마리들이 발견되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1860년대 발견된 이집트 카이로의 이븐 에즈라 회당의 게니자이며 1898년 케임브리지 대학의 셰흐터(S. Schechter) 교수에 의해 모두 10만여장 분량에 달하는 게니자 문서들이 수집되고 연구되었다. 

전시실에는 토라 두루마리 5점 외에 부림절에 낭독하는 에스더서 두루마리도 있는데 1750년경 소가죽에 쓰인 것이다.

  유대교 회당의 제의용품으로는 은으로 된 26.3cm 길이의 토라 지시봉(Torah Pointer), 은으로 된 높이 1.7cm 의 향 상자(Spice Box), 황동으로 된 메노라(Menorah, 일곱 촛대)와 가죽으로 된 트필린(Tifillin, 경문) 등이 있다.

박물관 관계자의 안내로 전시실을 둘러보면서 많은 양은 아니지만 고대 이스라엘의 생활상과 현대 유대인들의 신앙생활을 살펴 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을 살펴 볼 수 있었다. 

지면을 통해 소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방문하여 박물관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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