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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한국인 학자가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나는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라는 로스의 고백처럼 비 록 『예수셩교젼셔』의 번역이 로스에 의해 추진되었지만 그 실제번역이 한국인 개종자들에 의 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로스본이라고 하기보다는 『예수셩교본』으로 부름이 더 타당할 것이 다(기독교역사연 『한국기독교의 역사』). 

  한편 일본에서는 수신사로 갔던 이수정이 국한문체로 번역한 『마가전복음서언해』(The Gospel of Mark)가 1885년에 출간되었다. 

이렇게 해서 한국의 기독교는 외국인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성경을 번역해서 읽고 있었으며, 일본을 거쳐 1885년 부활절에 한국에 들어온 장로교의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목사와 감리교의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 목사는 이미 번역된 한글성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는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없는 일로 한글성경이 널리 보급되면서 한국의 기독교회는 빠르게 성장하였다.  

  교회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찬송가들도 다양하게 간행되었는데, 초기 장로교회에서 불렀던 『찬셩시』라는 찬송가를 보면, 악보없이 가사만 적었고 ‘예수’, ‘주’를 높이려고 붉은 색으로 따로 적었다. 

전시실에는 1895년 선교사 게일이 한글로 번역한 존 번연(John Bunyan, 1628~ 1688년)의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과 삽화를 확대한 사진 자료들도 볼 수 있다. 

천로역정은 주인공이 무거운 짐을 지고 고향인 ‘멸망의 도시’를 떠나 ‘낙담의 늪’, ‘죽음의 계곡’, ‘허영의 거리’등을 거쳐 ‘하늘의 도시’에 도착하는 순례여행기이다. 

특히 화가 김준근이 우리나라의 풍습과 문화에 맞춰 삽화를 그렸다. 

예를 들어, 순례자가 십자가에 다다라 죄심을 벗으니 흰 옷을 입히는 그림에 보면 천사들의 모습이 선녀들로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외에 한국기독교박물관에서 특히 주목할 수 있는 것은 경교(景敎)와 관련된 유물인 ‘경교돌십자가’(Nestorian Stone Cross)이다. 

경교는 ‘빛의 종교’라는 뜻으로 주후 4세기경 서방교회에서 이단으로 정죄된 네스토리안파가 아라비아를 거쳐 중국에까지 전래된 것이다. 

전시실 벽면에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라는 탁본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로마를 대진국(大秦國)이라고 하였다. 

‘대진경교’(大秦景敎)란 “대진국에서 건너온 빛의 종교”라는 뜻이다. 

이 경교비는 현재 중국의 서안에 위치한 비림박물관에 있다.

  경교는 7세기경 중국에 전래되어 당나라 시대에 크게 유행하였는데, 당시 당나라와 빈번한 교류를 하였던 통일신라시대에 우리나라에도 경교가 전래되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국사 등, 통일신라시대의 건축물에서 경교 유물로 보이는 ‘돌십자가’와 ‘마리아상’ 등이 발견됨으로써 이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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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교 돌십자가

박물관 전시실에서 한문으로 된 『경교성서』(The Chinese Nestorian Scriptures)도 볼 수 있다.

한국기독교박물관에는 『그리스도신문』(The Cristian News), 『감리교회죠례』(Instructions to Methodists) 등, 한국기독교의 역사와 관련한 다양한 문헌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한국기독교의 발전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오랜 전통의 숭실대학교 역사를 소개하면서 서양과학기술의 유입과 천문지리학의 발달, 실학 등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다른 한 쪽 편으로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 3.1 독립선언서 등을 포함한 한일 민족운동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3층에는 고고·미술실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전체적으로 살 펴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홈페이지: http;//museum.ssu.ac.kr, 전화 02-820-0752-3, 팩스; 02-823-4733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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