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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이엽우피소’란 걸 쥐에게 먹였더니 실험쥐 50%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지난주 나왔다. 


그러니 ‘백수오’란 건강식품 일부에서 이 이엽우피소가 혼입되어 있었다는 식품의약안전처의 발표가 나오자 한국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백수오란 아주 유명한 건강식품이라고 한다. 


이걸 먹고 건강해지려던 사람들이 화들짝 놀란 것은 뻔한 일이다. 


결국은 가짜에게 뒤통수를 맞고 걱정을 사서 만든 셈이다. 


난 이엽우피소가 뭐고 백수오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 


본적도 없다.


 다만 이 기사를 전하는 기자가 기사 말미에 “가짜 건강식품이 어디 그 것 뿐일까?”란 말이 긴 여운으로 다가온 것이다.


한국에서 좋다는 약은 여기 미국에도 다 들어와 있다. 


아니 약이 아니라 건강보조식품이란게 그냥 약이란 말로 둔갑하여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의약청 검열 도장을 받는 게 불가능하니까 한국에서는 약으로 팔려나가도 이곳에선 그냥 ‘식품’이란 카테고리로 변장시켜 수입 절차를 밟는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쏟아져 들어오는 건강식품들이 허위광고, 과대광고에 곱게 포장되어 이민생활 정착을 위해 쪼달리며 살아가고 있는 한인들의 허약한 주머니를 노리고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가야 한다.


건강식품, 혹은 건강보조식품 파는 데를 한번 들어가 보시라. 


어디가 좀 아프다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병명이 튀어나온다. 


한의사들의 주특기인 진맥 한번 짚어보거나 청진기 한번 들이대지 않고 어찌 그리 오장육부를 현미경처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지 지체없이 당뇨병이요, 고혈압이요, 위궤양이란 진단이 터져 나온다. 


금방 사기꾼이라고 느껴져도 아픈 사람들에겐 그게 희망의 속삭임으로 들려오니 이를 어쩌랴! 


아마 양방의사들이 들여다보면 기가 찬다며 혀를 내두를 것이다. 진열장의 수만가지 영양제만 잘 먹어도 100살은 고사하고 200살도 너끈하게 살아낼 것 같다는 환상을 심어준다.


모든 건강식품 파는 분들을 가짜요 사기꾼이라고 싸잡아 매도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도 적당량의 건강보조 식품을 섭취하고 있으니 무대뽀로 다 나쁘다고 하면 나도 나쁜 사람이다.


다만 한국에서 백수오 파동이 터진 것처럼 먹기만 하면 만병통치, 불노장생, 100세 건강을 장담하는 그 거리낌 없는 일부 업자들의 허위와 거짓을 고발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약장사들의 요구에 따라 거짓을 포장하여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허위광고, 과대광고를 꾸짖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소비자의 요구가 있기에 가짜가 판을 치는 법이다. 


예를 들면 산삼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난 산삼, 인삼을 바구니에 공짜로 담아준대도 체질상 안 먹는 사람이다. 


그런데 출처불명의 산삼을 보여주며 위스컨신이나 웨스트 버지니아 산삼이라고 거짓말을 하거나 도무지 감별이 불가능한 잡초하나를 놓고 십년생, 백년생이라고 근사하게 둘러대도 그런 줄 알고 거래하는 소비자가 있기에 마켓이 형성되고 있다. 


공인된 딱지 하나 붙어 있지 않아도 암도 치료하고 불치병도 낫게 해준다니까 비싼 돈 주고 사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비자들이 문제다. 


소비자들이 좀 똑똑하고 유식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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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만 할 줄 알아도 팝콘 집어먹는 수준으로 아침저녁 건강보조식품을 그렇게 정신없이 소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혈압 환자에겐 오메가 3는 오히려 위험하고, 인삼이나 홍삼은 당뇨병 환자에게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더구나 글루코사민은 당뇨환자에겐 절대 No! 


위장질환엔 알로에를 피하라는 건강 지식 정도는 허접한 약장사보다는 인터넷이 훨씬 더 실력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미 식품의약청은 ‘건강보조식품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언정 해는 되지 않는다’는 가설은 종종 틀릴 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기도하고 식탁을 대하면 식탁에 오른 모든 식품은 하나님이 챙겨주신 것이요, 그 음식을 통해서 넉넉한 건강을 공급받으며 살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 


기도는 그렇게 근사하게 하면서 밥 먹고 나서는 보따리를 풀어놓고 건강식품을 무더기로 먹어놔야 건강에 자신이 생긴 것처럼 처신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보면 좀 게걸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건강식품을 주신 것도 하나님이시겠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모든 이들의 소원이긴 해도 그걸 위해 건강식품이라면 양잿물이라도 집어먹을 기세로 달려드는 풍조는 틀림없이 가짜와 불량을 유통시키는 원인제공자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당뇨, 고혈압, 위궤양, 관절염, 침침한 눈, 소화불량 등등은 나이가 들면 당연히 찾아와야 할 질병들이다. 


안 찾아오는 게 이상하다.


건강? 


우리는 하나님이 정해주신 분량만큼 살면 된다. 


내가 설쳐서 건강지킨다고 해 봤자 결국 손안의 개구리처럼 우리 목숨은 그 분의 뜻에 달려 있는게 아닌가?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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