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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까마귀는 성경에 제일 먼저 나오는 새의 이름이다. 


노아는 왜 방주에서 그 많은 새 중에 까마귀를 제일 먼저 내 보냈을까?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어릴 적 들었던 부흥목사의 설교가 기억난다. 


“까마귀가 물이 땅에서 마르기까지 날아 왕래하였다”(창 8:7)는 말은 방주에서 나간 까마귀가 물위에 떠있는 시체들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느라 정신없었다는 뜻으로 세상일에 정신이 팔려 교회에 올 생각을 하지 않는 성도를 까마귀같은 성도라고 하였다.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는 성도들을 일깨우는 좋은 뜻이긴 하지만, 본문에 대한 올바른 해석은 아니다.


  여기서 ‘왕래하였다’는 말의 히브리원어는 ‘슈브’인데, ‘돌아오다’(return)이란 뜻이다. 


까마귀는 물이 마를 때까지 방주에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곤 했다는 뜻이다. 


방주 안에 있는 노아는 까마귀를 통해 이 세상에 가득찬 물이 어떤 상태에 있는 지를 파악하였다. 


까마귀는 세상에 가득찬 물의 상태를 알려준 노아의 충실한 메신저였다. 


까마귀는 새들 중에 가장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으며, 사람의 죽음이나 화재등을 미리 알리는 능력이 있다. 


까마귀는 돌이나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능력을 갖고 있고, 특히 기억력이 아주 뛰어나며 음식을 저장했다가 먹을 줄도 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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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왕 시대에 예언자 엘리야를 먹여 살린 것도 까마귀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까마귀는 효도를 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은 까마귀의 새끼가 다 자란 뒤에는 어미 새에게 공양한다는 이야기다. 

까마귀와 같이 보잘 것 없는 새조자차도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는데, 사람도 마땅히 효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까마귀 같은 보잘 것 없는 새도 노아와 엘리야를 위한 충실한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였는데, 우리들도 마땅히 하나님의 충실한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예수님께서도 까마귀를 언급하셨다.


 누가복음 12장 24절에, “까마귀를 생각하라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아니하며 골방도 없고 창고도 없으되 하나님이 기르시나니 너희는 새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시편 147편 7-9절과 욥기 38장 41절에서도 하나님의 돌보심의 대상으로 까마귀를 언급하고 있다. 


이렇듯 새 한 마리도 소홀히 여기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돌보심을 믿고 세상염려 보다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뜻을 구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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