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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Q : 가족과 10여년 넘게 인연을 끊고 살던 오빠네가 갑자기 찾아와 사업이 어려워졌다며 담보대출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의 원망과 공격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습니다. 
이럴 경우 담보나 보증을 서주고 도와야 하는지요? 
미운 마음이 샘솟듯 합니다. 


A  : 가족 간의 인연은 새끼줄처럼 쉽게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혈연이기 때문입니다. 

10여년 넘는 기간 부모형제가 단절한 채 살아온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식도 없던 오빠네가 찾아와 담보를 요청하고 보증을 요청하는 것으로 미루어 상황이 다급한 것 같습니다. 

먼저 오빠네에게 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10여년 이상 소식 한번 전하지 않은 채 담을 쌓고 살다가 갑자기 찾아와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면 어느 부모형제가 선뜻 반기겠습니까? 

관계가 끊긴 채 살았던 가족들로서는 왜 생활이 어려워졌는지 왜 급전이 필요한지 알 턱이 없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와 가족이라는 관계를 빌미로 보증담보를 요청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거절당하는 것도 정해진 수순일 것입니다.

가족들에게도 해주고픈 말이 있습니다. 

가족은 곧 혈연입니다. 

같은 피를 나눈 사람들이 부모형제입니다. 

혈연이란 단순한 관계를 넘어 끊을 수 없는 줄을 잇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은 서로를 알고 의지하고 도와야 하는 존재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경우도 서로 돕는 배필이었습니다. 

가족은 타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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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오빠네 사정을 파악하고 확인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밉고 야속하겠지만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이라면 그들을 이해하고 도울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보증이나 담보 설정을 해주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을 찾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단절됐던 관계회복을 서두르십시오. 

그것이 오빠네 가족을 구원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칩니다(마 5:44, 롬 12:20). 
그러나 말처럼 원수를 사랑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일이 어렵다면 원수를 맺는 일만이라도 피해야 합니다.
우리시대는 증오와 분노에 오염된 악성 바이러스가 만연하고 있습니다. 

토머스 홉스가 밝힌 “만인은 만인에 대해 이리”라는 논리가 활개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사랑과 용서 화해와 일치의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아닙니까?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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