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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짧다, 바람을 피워라.” 불륜 조장 사이트 애쉴리 매디슨의 슬로건이다. 

이 인터넷 사이트가 해킹을 당하면서 비밀 회원 신상정보가 털리기 시작했다. 

그 회원들의 실상이 만천하에 들어나기 시작하면서 얼굴을 가린 채 쉬쉬하던 회원들이 망신을 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 가입했던 공무원들이 무려 1만5천명에 달한다고 보도되었다. 

추정이긴 하지만 이건 놀랠 노자다. 국무부, 법무부, 에너지부, 재무부, 교통부, 국토안보부 등 정부 부처 공무원 최소 20명 이상은 자신의 사무실 컴퓨터로 애쉴리 매디슨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국방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낸 혈세로 먹고 사는 ‘공복’들이 업무시간에 일은 안하고 불륜사이트에 들어가 놀아났다니! 화가 날 일이 아닌가?

미국의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던 코미디의 황제 빌 코스비가 자상한 아버지로서의 이미지 이면에 연쇄 성폭행범이라는 끔찍한 두 얼굴이 만천하에 폭로되면서 이 나라의 성적 윤리가 비참하게 박살나고 있는 아픈 현실을 목격하면서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다는 한탄의 소리가 흘러나오던 참이다. 

이 무너지는 성윤리를 바로잡을 묘약은 없을까?

그런데 공무원 말고도 놀랄 사람들이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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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애쉴리 매디슨의 숨겨진 판도라의 상자에는 목사를 비롯하여 교회지도자까지도 수두룩했다.

라이프웨이 리서치 소장인 에드 스테처 목사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거주 약 400여명의 목사, 장로, 안수 집사 등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다 들통 나는 바람에 사직할 것이라고 크리스차니티 투데이가 보도했다. 

이는 대형 교단 본부에 보고된 사례만 포함된 것이어서, 실제 이용 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더 기막힌 통계도 있다. 지난해 6월 애쉴리 매디슨의 발표에 따르면 이 사이트 회원들 중 6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25.1%가 '거듭났다'고 주장하는 보수 개신교인을 가리키는 '복음주의 기독교인'이었고, 캐톨릭 신자가 22.7%, 일반 개신교 교인 22.7%등의 순서로 조사되었다고 했다. 

자신이 기독교를 믿지 않는다고 밝힌 이는 8.7% 뿐이었다. 

이 통계를 밝히면서 애쉴리 매디슨을 설립한 자가 한 말이 가관이다. 

"종교는 불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이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 따위 무엄한 소리를 마꾸 지껄여 댈지라도 딱히 반박할 메뉴가 마땅치 않은 부끄러운 기독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불륜 사이트를 이용하다 폭로된 목사들 가운데 스스로 짐을 싸고 있는 양심적인 목사들이 있다는 점이다. 

플로리다에 있는 개혁성경대학 부총장이며 ‘리고니어 미니스트리’를 창립하고 티칭 펠로우로 일하던 크레이그 스프롤 주니어란 목사는 이 사이트에 드나들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목회의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

그는 불안과 부끄러움 끝에 결국 하나님의 용서의 음성을 들었고 결국 공개적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자리를 떠난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자신은 죽은 아내의 신실한 남편으로 남아있었다는 고백과 함께. 
그나마 용감한 결단이 아닌가?

이런 경우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오리발 작전으로 나온다. 

특히 한국에서 그렇다. 

차세대 리더요 유망주라고 떠받들던 대형교회 목사의 불륜이 만천하에 들어났는데도 그는 보란 듯이 자리를 옮겨 새 교회를 개척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지 않은가?

불륜이란 오리발로 밀고 나가면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믿음을 갖고 버티는 무수한 성적 범죄자들 가운데 목회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하나님도 못 본 척 덮어주실까?

오리발이 세상에선 통할지 몰라도 하나님에겐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평균수준의 신전의식조차 실종되었다면 그의 목회는 거룩을 가장한 저속한 교회 비즈니스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자리를 떠나는 목사의 정직이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지난 주말 남가주 애나하임에 있는 에인절 스테디엄에서 하베스트 크루세이드 설교자로 나선 그렉 로리 목사는 애쉴리 매디슨의 모토에 빗대어 “인생은 짧다,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살자”고 외쳤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용서하지 않는 유일한 인간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지 않는 인생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우리 영혼을 병들게 하는 음란 박테리아가 여기저기서 곰팡이처럼 서식하고 있다. 

음란이 춤추는 이 세상과 벗하며 쉽게 음란의 죄를 범하는 영적 게으름을 회개해야 한다. 

더럽고 추한 곳에는 가지도 말고 함께 앉지도 말자. 

앉을 자리와 앉지 말아야 할 자리, 클릭해야 할 사이트와 클릭해서는 안될 사이트를 분별하여 순간의 유혹을 이겨낼 줄 하는 경건하고 향기로운 내면의 수퍼 파워를 훈련해 가자.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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