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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조국 광복 70주년, 그러니까 일본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해방 된지 70년째가 되는 해이니 한민족의 피를 나눈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감격적인 해가 아닐 수 없다. 

해방 70년 만에, 그것도 남북으로 분단된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어느 날 갑자기 수많은 다국적 기업이 일어나 세계시장을 주름잡게 될 줄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현대, 기아차가 미국의 프리웨이를 가득 메우고 삼성전자가 만들어 낸 Made in Korea 삼성 셀폰이 미국인들의 손을 점령하여 그들의 일상용품이 될 줄을 누가 예견할 수 있었으랴! 

대한민국 국적항공기가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오르내리고 세계의 공항주변마다 한국 상품을 알리는 대형 빌보드가 즐비하게 늘어설 줄은 아무도 몰랐으리라. 

대한민국의 70년 경제성장을 되돌아보면 사실 ‘기적’이란 말이 그냥 허황된 공치사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런데 한 가지 물음이 있다. 

둘째라면 서럽다 할 정도로 싸움 잘하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저런 기적같은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란 물음이다. 

영국인 한 사람은 바보이지만 두 사람이 모이면 스포츠 광이 되고, 세 사람이 모이면 대영제국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은 혼자 있을 때는 선비, 둘이 모이면 정치가, 셋이 모이면 싸움판이 된다고 한다. 

OECD 국가 중 사회갈등지수가 최상위권에 속해 있는 것만 봐도 대한민국은 ‘싸우는 나라’란 오명을 면키 어렵다. 미국 땅에 이민 와서 살고 있는 우리들도 바다건너에서 들려오는 조국의 소리는 늘 싸우는 소리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해방과 더불어 남북이 분열된 채 독립국가로 막을 올린 태생적 상처를 안고 있어서 그러려니 해도 한국은 유난히 갈등공화국처럼 보인다. 

토마스 홉스의 말대로 “만인은 만인에 대하여 이리”란 말이 에누리 없이 적용되는 사회 같기도 하고 “너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란 처절한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있는 세상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런데 그게 믿음공동체인 교회의 현실과도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기에 더욱 서글픈 일이다. 

싸움이라면 교회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에서 건져내신 것처럼 대한민국이 식민지의 사슬을 끊어내고 해방의 홍해를 건너 마침내 자유 대한민국이란 가나안에 이르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거기서 멈추지 않으시고 지난 70년 동안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교사를 지구촌에 파송하는 선교대국으로 세워주셨으니 이 크신 은혜를 무엇으로 다 형언할 수 있을까!

한국교회는 당연히 하나되어 조국광복 70돌 기념 큰 감사의 제단을 쌓았어야 옳았다. 
그런데 결국은 따로따로였다. 

지난주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는 보수적인 교단들이 연합하여 광복절 기념 평화통일 기도회를 열었다. 

같은 날 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진보진영에서는 서문교회에서 광복절 예배를 따로 드렸다. 

광복 70년 민족 경축 행사 앞에 공동체도 없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됨도 찾을 수 없는 갈등공화국의 흉한 몰골을 교회마저 여지없이 노출시킨 셈이었다.

한국교회는 화해와 용서의 역사보다는 갈등과 분열의 역사였다. 

신사참배로 분열의 역사가 시작되어 WCC 가입 문제로 반목은 더욱 깊어졌다. 

실타래처럼 갈라지고 갈라지는 분열의 교회역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예수교와 기독교란 이름아래 얼마나 많은 교단들이 얽히고 설켜 반목하고 있는지, 눈치 빠른 세상은 그게 무엇을 도모하기 위한 갈등인지를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보따리를 싸 들고 기독교를 떠나고 있다.

그러므로 광복 70년을 교회연합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의 반목과 분열의 부끄러운 민낯을 회개하고 하나된 힘으로 이제는 시대와 문화의 도전을 극복하는 저력으로 삼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연합해야 파워가 나온다. 그래서 국제연합도 United Nations이다. 

미국도 그렇다. 
50개란 국가급에 해당하는 스테이트가 연합하니 힘이 생겨 강대국이 된 것이다. 

United States of America, 아메리카 연합국가다. 만약 50개 국가가 지지고 볶고 싸움판을 벌였다면 아메리카콩가루 공화국은 멕시코나 러시아에 먹히던지 하와이는 오래전에 일본인국에 넘어갔을 것이다. 

연합하여 단일국가를 이루니 힘이 생겼다. 우리가 다 아는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는 세계 최대의 소포 배달 서비스다. 하루에 최대 1500만개 패키지를 세계 220개국에 배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 UPS가 지난 3월부터 ‘United Problem Solver’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고유의 회사이름 첫 글자를 따서 자기들은 ‘연합 문제해결사’라고 부르면서 기업과 비즈니스의 고통을 단칼에 해결해 주는 사업의 동반자가 되겠다고 선전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호소력이 넘쳐나는 말인가?  연합된 문제해결사! 

오늘날의 교회들도 이 시대의 문제해결사가 되어야 한다. 

혼자? 아니다. 주안에서 한 몸 이룬 모든 교회들이 연합하면 해결의 힘, 변혁의 힘은 생성된다

교회가 세상의 문제 해결사가 되어야 당연한 일이건만 거꾸로 세상이 교회 문제 해결사가 되겠다고 나서는 세상이라면 이 부끄러운 교회를 어찌할꼬?

광복 70년 동안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것도 주님 앞에 죄송한 일인데 예수 안에서 하나 되었다고 말로만 큰 소리치고 속으로는 지치도록 싸우고 반목해온 갈등의 역사를 회개하고 이제는 교회가 연합의 모범을 이루어가자. 이 시대의 문제해결사, UPS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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