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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특급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에게 무릎을 꿇었던 캔사스 시티 로열스가 드디어 메이저 리그 월드시리즈 ‘재수’ 끝에 2015 월드시리즈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미 프로야구 30개 구단의 길고 긴 여정은 결국 캔사스 시티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챔피언 자이언츠도 아니었다. 

강정호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피츠버그 파이러츠도 아니었다. 
사이영상에 빛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나 잭 그레인키가 버티고 있는 다저스도 아니었다.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 우승까지는 쉽게 가는데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이르면 맥없이 주저앉는다. 

내가 가족들까지 다저스 구장에 끌고 가서 응원한 보람도 없다. 

화려한 전설의 명문구단 뉴욕 양키즈나 보스톤 레드삭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아니었다. 
금년은 로열스의 해였다.

캔사스시티 로열스는 사실 만년 꼴찌팀이었다. ‘꼴자스시티’란 별명이 붙을 정도의 호구팀이었다.
캔사스시티 하니까 캔사스 주에 속한 팀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아니다. 

미주리 주에 속한 팀이다. 

도시가 캔사스주와 미주리주로 갈려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년 동안 플레이오프에는 한번도 진출해 본 적이 없는 무명 팀이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결승전에 진출했고 금년에는 당당하게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을 따내고 월드시리즈 무대에 재입성 했다. 

상대는 내셔널 리그 챔피언 뉴욕 메츠였다. 

뉴욕 메츠는 맥없이 무너졌다.

 7전 4선승제에서 4대1로 가볍게 메츠를 물리쳤다. 

그리고 승리의 샴페인을 터트린 게 무려 30년만이다.

30년 동안 바닥을 헤매던 팀이 당당하게 월드시리즈 챔피언으로 데뷔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역전승이다. 

로열스는 역전승의 달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이번 플레이오프 9개 경기 중 8개의 경기에서 모두 역전승을 거뒀다.

월드시리즈 챔피언을 결정짓는 지난 1일 저녁에도 로열스는 메츠에게 2대 0으로 9회까지 끌려가고 있었다.

9회 초에 천금같은 2점을 따내 동점을 만들고 연장 12회에 이르러 방망이에 불이 붙기 시작한 것이다. 

무려 5점을 뽑아 7대2로 메츠를 박살내고 말았다. 
역시 역전승이었다.

MVP로 뽑힐 만하다고 칭찬 듣는 변변한 홈런타자도 없다. 
사이영상 후보가 될 만한 선발투수도 없는 팀이다. 

다만 선발-구원-마무리 가운데 몸으로 따지면 “허리가 좋다”고 평판이 좋은 구원투수들이 있다. 
선발이 물러난 마운드를 철통같이 지키는 불펜 3인방이 있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역전승으로 챔피언에 등극하여 마침내 30년의 한을 푼 캔사스시티 로열스!

우리도 역전승을 노려보자. 

벌써 금년도 11월에 이르렀으니 한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다. 

2대 0으로 밀리고 있다고 위기감에 빠지지 말자. 9회 말에도 역전승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스포츠 종목가운데 가장 불확실성이 강한 게 바로 야구경기다. 그래서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는 그 유명한 말을 남겼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금년도 2달이나 더 남아 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내 마음의 구원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인생의 역전승을 시도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긍정의 힘을 발휘해 보자.

성경은 ‘역전승 사례집’이다. 

노예로 팔려가던 요셉이 총리 대신이 되는 역전승, 양떼나 몰고 다니던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역전승, 그런 역전승 드라마는 신약에도 넘쳐난다. 

갈릴리 바다의 무식한 어부 베드로의 역전승, 예수쟁이를 핍박하러 다니던 사울이 예수 때문에 순교하는 바울의 역전승, 그래서 시방 지구촌에는 성 베드로와 성 바울의 이름으로 성당과 교회당이 넘쳐나고 있으니 역전승의 결과는 얼마나 크고 장엄한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극적인 역전승은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서 예수님과 함께 죽어가던 두 강도 중 한명이었다. 

운명하기 직전 회개하고 낙원을 허락받은 그 강도야말로 야구의 9회 말 역전승 인생이었다.

사실 인생에게 역전승의 기회가 없다면 남는 건 절망뿐이다. 

인생의 360도 공간 어디에도 역전승 챈스는 있다. 역전승을 포기한 곳이 지옥이다. 

그러나 가난뱅이가 부자가 되고 을이 갑이 되는 역전승보다 영혼이 잘되는 역전승을 우리는 더 갈망해야 옳다. 

성경은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범사에 잘되기를 간구하노라”고 말씀하고 계시다. 

범사의 역전승에 앞서 영혼의 역전승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 금년 남은 2개월 동안 영적 게으름을 회개하고 영혼의 역전승을 시도해 보자. 조금만 더 겸손하게, 조금만 더 온유하게, 조금만 더 남의 입장에서, 조금만 더 예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돈 때문에 망가지고 쓸데없는 명예욕으로 불결해진 영혼을 가을 하늘에 헹구어 맑게 씻어내자. 
역전승은 충분히 가능하다.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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