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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로 알려진 한국의 가수 션과 배우 정혜영 씨 부부가 지난주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금 1억 원을 전달함으로 이들 부부가 지금까지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내놓은 기부금이 총 45억 원에 달한다는 보도를 읽었다.


연예인들의 기부하면 인기관리 차원의 체면치레로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정말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불쌍한 이웃들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려주는 천사와 같은 연예인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들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정혜영 씨 부부라고 한다.


이들이 결혼 한 후 13년 동안 후원한 아동만 900명. 필리핀·우간다·아이티·북한등지에 있는 어린이들이라고 한다. 지금도 매달 3천만 원 씩을 이들 나라의 후원아동들에게 보내고 있다. 

돈이 많은 집안인가?


아니었다. 


‘조선주간’에 난 글을 읽어보니 적금도 없고 보험도 없이 살아가는 부부였다. 

집도 없이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생각해 보자. 


슬하에 네 남매를 낳아 기르고 있는 부부가 전셋집에 살면서 한 달에 달러화로 3만 달러씩 기부하는데 쓰고 있다면 이게 쉽게 믿어질 일인가? 


그런데 그 일을 해내고 있으니 세상에 이런 마음부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이들 부부는 결혼하면서 하나님께 너무 감사하여 매일 하루 1만원씩 따로 모아 이웃과 나누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매일 1만원씩, 365일을 모아 결혼기념일이 되면 365만 원을 노숙인, 무의탁 노인에게 밥을 나눠주는 ''밥퍼나눔운동본부''에 기부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기부천사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결혼기념일에 매년 365만원을 노숙인들을 위해 전달하는 이 마음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결혼기념일에 흔히 주고받는 장미는 이 아름다움에 비교하면 꽃도 아니다.


“많은 사람은 여전히 션과 정혜영이 대체 어디서 돈이 나서 그렇게 기부를 하는지 궁금해 한다”고 말하는 가수 션은 “강연 다니면서 받는 강연료, 내가 직접 운영하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 수익금, 아내와 종종 찍는 광고 수익, 책 인세 등으로 낸다. 


나 혼자 도저히 기부금을 낼 수 없을 때는 홍보를 다니며 기금을 모으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작년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을 모으기 위해 10㎞ 마라톤을 뛰었고, 작년 말엔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눔’ 행사를 알리기 위해 직접 연탄을 배달하기도 했다.


부자하면 우리는 돈을 떠 올린다. 


우리가 아는 대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스페인의 ‘자라’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를 떠올린다. 


그런데 지난주 방영된 CNN의 ‘블라디미르 푸틴’이란 다큐멘타리가 소개하는 것을 보니 현 러시아 대통령 푸틴에 비하면 빌 게이츠의 재력은 새발에 피였다. 

푸틴이 갖고 있는 재산은 무려 2천억 달러라고 한다.


그가 소련 땅에 갖고 있는 궁전, 그러니까 심심하면 자물쇠로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궁전 같은 개인 별장이 20여개에 달한다는 것이다. 


비행기 43대, 헬리콥터 15대를 갖고 있다. 


CNN은 다큐멘타리 제목으로 푸틴을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사람’이란 제목을 붙였다. 

그가 돈을 포함하여 세계최대의 파워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 제물이 되었을지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런 돈 부자들 앞에서 우리는 꿀릴게 없다. 

그리 부럽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정녕 우리 마음을 부끄럽게 만드는 부자는 정혜영 부부와 같은 마음부자, 사랑부자들이다. 

물론 돈 부자라고 해서 다 수전노들은 아니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의 기부금액도 세계를 놀하게 한다.


그러나 수십억을 가진 빌리어네어도 아니고, 별장 20여개를 소유한 수퍼 파워도 아닌, 그저 연예인이란 점을 빼면 우리처럼 평범한 젊은 부부의 나눔 우선주의가 우리에게 주는 도전은 무엇인가? 


나눔을 위하여 전셋집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랑을 위하여 연탄배달까지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결혼기념일의 낭만적인 호화판 식탁 대신에 불행한 노숙자들의 한 끼를 염려하며 그들을 찾아나서는 이들은 정녕 실천 없이 입으로만 사랑을 외치고 있는 이 시대를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자선단체 기부액은 내야할 세금에서 공제해 주는 나라다. 

그래서 좋은 나라다. 


이 기부금(Charitable Contri bution)은 교회헌금을 비롯한 비영리기관에 일년동안 기부한 돈의 총액이다. 


보통은 교회 헌금이 전부다. 


그런데 문제는 세금공제를 더 받기 위해 교회헌금까지도 부풀려서 적는 경우가 많다. 

설마 감사에 걸리지는 않겠지? 


그렇게 눈 꾹 감고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지금 ‘LA 기윤실’에서는 “세금보고를 정직하게 합시다”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세금공제를 받는 기부금이 딸랑 교회헌금 뿐, 그것도 헌금 액수를 거짓으로 부풀린다면 참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사랑이 어쩌고를 외치기전에 우선 마음부터 정직해져야 한다.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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