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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2015년 5월 1일, CBS 사장 선거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지난 2009년 5월, CBS를  새롭게 하고 한국교회와 한국사회를 새롭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마흔여덟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표를 내고 사장 선거에 도전했었다.


선거에 낙선한 나는 6년이라는 시간동안 생각하지 못한 숱한 고생과 시련속에서 지냈고, 다시 CBS 사장 선거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날도 매일 새벽기도하던대로 집 근처에 있는 일산 호수공원을 걸으며 기도하고 있었는데, 걷는 내내 이루말할수 없는 마음으로 자꾸만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난 6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CBS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이제 그 기도를 마감하는 날이기도 했다.


방속국을 떠난지 벌써 6년이 지나 있었다.


회한과 감동의 시간들이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는 가운데 함께 하셨던 주님께 감사한 마음만 가득했고, 그 흔혜가 아침 햇살처럼 가슴을 벅차게 했다.


힘들어 지쳐 있을때나 괴로워 울부짖을때에도, 길을 잃어 어찌할 바를 모를 때에도 주님은 나와 함께 하셨고, 주님이 내 안에 계신다는 것이 은혜였다.


"주님, 아시지요? 지난 6년 동안 저를 지켜주시고,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CBS를 위해 기도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제 제가 해야 할 모든 일은 다 하고, 마지막 결과는 오직 주님께서 결정하실 일입니다. 저는 주님께서 어떤 결론을 주셔도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 세월, 앞이 안보이는 중에도 만나와 메추라기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저의 길을 인도하셨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의 꿈과 비전을 주님앞에 다 내려놓고 어떤 결과에도 온전히 주님게 감사할 뿐입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여기까지 오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기도를 마치자, 내 눈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을 만큼 눈물이 펑펑 흘러 나오고 있었다.


어떤 회한의 눈물이 아니었고, 내영혼을 아주 말고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그런 눈물이었다.

나는 '주님, 감사합니다'를 되뇌이며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그동안 하나님께 어찌 그리 드릴 말씀이 많았는지, 듣고 싶은 말씀은 얼마나 많았는지.

무중력 상태에 놓인듯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덕분이었다.


주님 안에 있다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CBS 사장 선거를 지켜보는 사람중에 '한용길의 당선'을 기대한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을까?

아무리 둘러보아도 나를 지지할 표는 한표도 없었다.


방송 현장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이때에 긴 시간 현직을 떠나 있었다는 것은 나에게 불리한 조건이었으며, 투표권이 있는 CBS 재단 이사들 대부분이 바뀌어서 나를 모르는 분들이었다.


또 소문으로 듣기로는 이미 그분들은 다른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해 놓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나는 낙심하지 않고 열심히 재단 이사들을 찾아다니며, CBS를 향한 나의 비전을 재시하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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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일한 선거운동 도구는 내가 다니는 부천의 밀알교회 교우들의 중보기도였다.


내가 이사들을 만날때마다 우리교회 교인들은 그 시간에 늘 중보기도로 힘을 모아주었다.


이사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달라고 온 교인이 선거운동 기간인 6개월 내내 기도로 응원했다.


이제 그 선거운동이 다 끝나고 사장선거를 위한 프레젠테이션도 모두 끝났다.


이번 선거에는 나를 비롯해 3명의 입사동기생과 CBS 선배 6명, 그리고 외부에서 지원한 목회자까지 총 10명이 사장선거에 응모하여 경합하였고, 사장선거를 위한 CBS 전 직원 공청회와 CBS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열린 PT와 면접을 치루고 이제 본선에 오를 3명의 최종 후보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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