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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제발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날 아침부터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했다.


아주 가느다랗게 내리던 빗줄기는 공연이 시작되자 가랑비로 바뀌어 있었다.


다행히 가랑비가 공연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랑비가 주는 분위기 덕분에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포크송의 매력에 한층 운치를 더할 수 있었다.


나는 주님이 일하셨다는 생각에 감사와 기쁨이 넘쳤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공연을 막 마칠 무렵에 벌어졌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가수 안치환이 앵콜송을 부르고 나서 무대를 내려오고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갑자기 쏟아붓듯이 비가 내리는 것이 아닌가.


관람객들도 공연팀들도 모두 놀라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다시금 그날의 장면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이번에도 주님의 방식대로 일하실 거라는 분명한 믿음이 생겼다.


'주님, 주님만을 믿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점심 식사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올해는 티켓이 유료였기에 더욱 관람객들에게 실망을 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가짐이었다.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 모두에게 똑같이 최고의 만족을 주고 싶었다.


소리 없이 쉬지 않고 기도를 하면서 꼼꼼하게 무대를 살피며 공연장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공연시작 시간이 다 되었는지 출연 가수들이 한두 팀씩 도착하고 있었다.


바삐 뛰어다닌 탓에 얼굴에는 땀인지 빗물인지 모르게 흘러내렸고, 문득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더니 짙은 먹구름이 조금씩 물러서면서 서서히 하늘빛으로 개이고 있었다.


'주여, 할렐루야.'


그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먹구름이 완전하게 지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한두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멈춰 있었다.

주님의 일하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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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나지막하게 주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했다.


"용길아, 내가 너를 위해 비를 멈추었단다."


그날 모두를 놀라게했던 것은, 경기도 일대에는 전부 비가 내렸지만 파주에만 비가 내리다가 그쳤다는 사실이었다.


주님께서 나를 위해, 페스티벌을 위해 비를 멈추게 했다는 사실에 가슴이 마구 뛰었다.

주님 안에 거하는 자만이 누리는 기쁨이었다.


이는 내가 주님 품안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주님의 사인이었고, 앞으로 행하실 일에 대해 더욱 기대하신다는 격려 메시지 같았다.


내가 주의 품을 떠나지 않는다면 주님은 반드시 내 소명을 이루어 가실 거라는 믿음을 주셨다.

나는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여정이길 간구했고, 그 간구는 오늘도 동일하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 15:7).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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