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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에 위치한 루브르 박물관(Le musée du Louvre)은 소장품의 수와 질 면에서 대영제국박물관과 함께 세계적인 박물관이다. 

현재의 박물관은 12세기 필립2세의 명으로 착공된 뒤 1672년 루이 14세가 베르사이유 궁전에 거주하면서 루브르 왕실의 수집품을 전시하기 위한 장소로 쓰도록 한 루브르궁을 개조하여 만들었으며 박물관 앞에 유리 피라미드 조형물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모나리자’이지만, 밀레의 ‘이삭줍기’ 등 세계적인 작품들이 수 없이 많으며, 고대 중동지역의 다양한 유물들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필자가 독일에서 성서 고고학을 공부할 때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여 성서와 관련된 많은 유물들을 연구한 적이 있다.    
루브르 박물관의 오리엔트 유물 전시실에서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발굴된 다양한 성서 관련 유물들을 볼 수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전시실에서는 주전 2120년경으로 추정되는 수메르왕 구데아(Gudea)의 형상이다. 

머리 부분은 없어졌지만 두 손을 모으고 의자에 앉아 있는 구데아(Gudea)의 형상에 보면, 구데아가 꿈에 닝기르수(Ningirsu) 신이 보여준 거대한 신전 ‘에 닌누’(E-ninnu)의 설계도를 무릎에 올려놓고 있다. 이것은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성막의 모양을 보여주신 것(출 25:9)과 예루살렘 성전의 설계도를 다윗에게 보여주신 것(대상 28:19)을 상기시킨다. 

  세 번째 전시실에는 함무라비 법전(Code of Hammurabi)이 전시되어 있는데, 필자는 함무라비 법전의 모사품을 미국의 워싱턴 DC에 있는 자연사박물관과 캘리포니아의 산호세에 있는 이집트 박물관에서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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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무라비 법전

함무라비 법전은 기원전 1792년에서 1750년에 바빌론을 통치한 함무라비 왕이 반포한 고대 바빌로니아의 법전이다. 아카드어가 사용되어 설형문자로 기록되어 있다. 

비문을 보면 상부에 함무라비 왕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고 그 아래에 쐐기 문자로 법전이 새겨져 있다. 

함무라비 법전은 우르남무 법전 등 100여년 이상 앞선 수메르 법전이 발견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문법으로 알려져 있었다.

  함무라비 법전의 “눈은 눈으로,” 즉 동해법(同害法)과 같은 일부 내용은 모세에 의한 원칙들과 비슷하다. 

그래서 비평가들은 모세가 그의 법을 함무라비 법전에서 빌어 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모세 율법과 함무라비 법전을 비교해 보면 모세 율법이 인권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보다 발전된 것이다.
  
시리아-팔레스타인 지역(Levant)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모압석비(Moabite Stone)이다. 

모압 지역의 중심도시 디본에서 발굴된 모압석비는 모압 왕 메사의 전승업적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메사 왕 석비’(Mesha Stele)라고도 부른다. 

이 석비는 주전 840년경에 만든 것으로 높이 115cm, 폭이 68cm의 검은 현무암에 34줄로 고대 모압문자 1천자를 새겨 놓았다. 

모압어는 히브리어와 같은 가나안 방언이다. 
  
압석비가 처음 발견된 것은 1868년인데, 석비의 가치를 알지 못한 아랍인 주민들에 의해 부서져 버리고 말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전에 프랑스인 클레르몽 가노가 아랍인 친구에게 부탁해 석비의 탁본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있어, 석비의 부서진 조각들을 모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 놓았다. 
그가 모든 조각은 57개로 전체의 3분의 2분량이지만, 탁본을 토대로 나머지 부분을 복원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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