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사회와 신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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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철 목사
<제자들교회>


세계적인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10여 년 전에 다음 사회(next society)가 지식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회는 세 가지 특징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먼저 지식은 돈보다 훨씬 더 유동적이기 때문에 국경이 무의미해지며, 둘째로 누구나 쉽게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분 상승 이동이 수월해지고, 셋째로 경쟁의 가속화로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의 가능성도 높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는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사회로 전환이 되므로 벌써 현실이 되었습니다.
피터 드러커가 25년 정도 걸릴 것이며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말한 사회가 15년 정도 앞당겨져서 이루어졌다는 말입니다.
기독교신앙은 현실에 철저히 뿌리 내리는 것을 근본으로 여깁니다. 따라서 현실을 분변하지 못하면 신앙인다운 삶을 영위할 수 없고 사명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런 귀결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것은 디지털사회의 특징을 파악하고 분변해야 ‘생육하고 번성하며 다스리라’는 문화명령에 순종하는 첫 걸음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날로그사회와 달리 디지털사회는 첫째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기술의 성장으로 사람을 만나는 경우 공간과 시간적인 제약을 받지 않아 이동성이 용이합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메신저를 이용하여 회의를 하거나 설문조사 등을 할 수 있고, 화상회의도 가능합니다.
둘째로 지식 즉 정보가 중요해졌습니다. 디지털환경의 빠른 확산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정보탐색을 위하여 점점 인터넷에 의존합니다.
따라서 디지털화된 정보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것에 사활이 걸린 문제들도 생겨났습니다.
셋째로 가상사회가 생겨났습니다. 즉 가상공간에서 가상의 캐릭터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개념의 사회가 형성되었다는 말입니다.
넷째로 디지털기술 혹은 문화의 발달로 새로운 신종 범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섯째로 사이버 세상의 익명성은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가치관의 상실로 이어져서 인터넷성매매나 음란성채팅 그리고 자살사이트같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지해야할 뚜렷한 특징은 세계화(globalization)현상입니다. 디지털로 인해 그 동안 외모나 피부색으로 분류되었던 사회구성원들이 서로의 관심사나 정보의 공유에 초점을 맞춰나가면서 국가 간의 차이가 점점 소멸되면서 세계화가 촉진되고 있습니다.  
세계화란 국가 상호간의 교류와 의존성이 증대함에 따라 세계가 단일한 사회로 나아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세계화현상은 먼저 경제부분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정치와 문화로까지 이어져 기존의 사고의 틀로는 생존조차 어려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미국과 같은 힘이 있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하며 그 나라의 도덕성에 따라 세계의 질서가 유지되었지만, 국경이 무의미한 세계화가 이뤄짐에 따라 그 패권이 기업(corporation)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특성상 저급한 도덕성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로 하버드대학 교수를 지낸 데이빗 코튼(David C. Korten)은 세계화로 인한 경제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금융(wall street)과 실물 경제(main street)사이의 간극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시장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가격을 조정하므로 이윤을 극대화합니다.
주택시장을 조정하는 기업이 주택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고 해서 주택의 기능이나 용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실물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거품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사이의 괴리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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