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영철-01.jpg

탁영철 목사

 

 

디지털시대에 나타나는 두 가지 전형적인 사회현상이 있습니다.

하나는 포스트모더니즘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화(Globalization)입니다.


이 두 가지를 알지 못하면 오늘날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며 따라갈 수도 없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더욱 더 묘연합니다.


그래서 세계화에 대하여 자세히 다루고 그 상황에서 기독교 즉 교회의 역할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지구는 하나의 세상으로 통합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벌어지는 심각한 문제들에 예의주시해야만 합니다.
세계 인구의 1%가 전 세계 재산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가장 부유한 상위 10%가 전체 자산가치의 85%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26억 명은 하루에 채 2달러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며, 그 가운데 족히 1/3은 1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견디고 있습니다.


통계 수치만으로 따지면, 불과 0.14%가 가진 자산으로 세계 인구의 40%가 24년 동안 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매시간 유아 1,250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기와 엄마에게 넉넉히 먹이고 최소한의 의학 치료에 쓸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에 1억 2,500달러가 무기와 군인을 위해 지출되고 있습니다.
유아를 살리기 위한 지원금 대신 매시간 3초마다 10만 달러가 군사비로 쓰이는 것입니다.
이 비극적인 상황을 정당화할 그 어떤 명분도 있을 수는 없습니다. 


퓨어라이프, 아쿠아피나, 다사니 같은 상표 이름이 매혹적으로 들리지만, 대중에게 공급해야 할 식수를 훼손하는 대가로 자행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물 사용권을 민간 기업에 매각한 나라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식수 공급은 철저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더욱 한심하고 화가 나는 사실은 기업들이 식수원을 마구 남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돈이 지극히 적은 상징적인 금액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디지털시대에 특히 사람들이 탐을 내는 광물은 콜탄입니다.
콜탄에 함유된 탄탈이라는 물질은 고성능 칩과 응축액을 만드는 데 사용되며, 이 탄탈이 없다면 핸드폰은 만들 수 없습니다.
르완다와 우간다 등 인근 국가의 군인과 사업가들도 북반구 선진국 구매자들과 커넥션을 이루며 콩고산 콜탄 판매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콜탄 구매기업 가운데 가장 유명한 회사가 바로 독일 바이엘 그룹 자회사인 HC스타르크입니다.
유엔 보고서(S/2002/1146)에 따르면, 스타르크는 내전 지역에서 콜탄을 헐값에 들여와 어마어마한 이윤을 남기고 있습니다.


또한 선진국에서는 잘못된 영양 섭취와 비만이 많은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주요원인이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빈곤으로 비롯한 사망이 많습니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기독교는 조용히 침묵하고 있어야 할까요? 아니면 나는 잘 살고 있으니 감사기도 드리며 예배에만 집중해야 할까요?

 

탁영철목사칼럼.JPG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레위인과 제사장이 지나가다가 강도만나서 죽은 자를 보고도 못보고 지나가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들처럼 강도를 만나지 않은 것에 대하여 감사하면서 제사를 더 정성스럽게 드려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기독교일까요?


이 땅에서는 어떻게 살아도 상관없고 죽어서 천국에만 가면 된다는 것이 기독교일까요?


 극단적인 이원론에 빠진 현대판 영지주의가 교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기획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