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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계사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커네티컷 뉴타운에서 발생한 끔찍한 총격사건의 충격이 아직도 가슴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정말 이 나라는 살만한 나라인가? 이런 나라에 무슨 꿈이 있다고 이민을 왔단 말인가? 그런 탄식의 소리가 신음이 되어 여기저기 들려오는 듯하다.
어디 절망이 그 뿐이랴!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이 나라는 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향해 적개심을 키웠던가? 민주당과 공화당, 몰몬교와 개신교, 이슬람과 유대교, 남부와 북부, 여성과 남성, 백인과 소수민족, 부유층과 빈곤층 . . .
이런 반목이 깊어지면서 어느 주에서는 연방에서 탈퇴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고 ‘재정절벽’ 협상이나 ‘오바마 케어’ 실행을 앞두고 부유층과 빈곤층이 그토록 맞서가며 오기의 평행선을 그려야 한다면 자본주의란 것이 우리가 입고 살아가야 할 가치 있는 경제의 옷이 되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동성결혼 문제는 금년에도 여전히 사회뉴스 톱기사를 장식할 것이고, 종교와 정치는 절대 분리되어야 한다는 헌법 정신을 어떻게 적용할지 몰라 중단 없이 접수되는 고소장 때문에 금년에도 법원은 여기 저기서 분주해 질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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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상되는 절망과 혼란 중에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래도 이 세상의 희망이 되고 사람들의 위로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부름 받은 사람들이 우리들이다.
그렇다면 금년 한해 어떤 모습이 되어 우린 이 혼란한 땅의 등불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우선 기본에 충실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것이 이기주의다.
이 세상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요, 배타적이다.
그리스도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 때는 교회마저 세상의 어느 조직보다 더 이기적으로 보일 때도 있다.
성경을 관통하는 변치 않는 가르침 하나가 이웃사랑이다. 성경 말씀을 골백번 암송하고 심지어 66권을 손으로 직접 써서 필사 성경을 만드는 정성이 있다 해도 이웃사랑과 너무 먼 이기주의로 중무장한 인생이라면 누가 그를 두고 그리스도인이라 말하겠는가?
‘당신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란 말은 그냥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유머가 아니고 정말 내 생활의 한 구석에 불륜처럼 숨어 있는 추한 욕심이라면 밝아 온 새해 아침에 우리는 그것부터 회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달 뉴욕의 한 지하철 정거장에서는 말다툼 끝에 누군가가 한인 한분을 선로에 떠밀어 달려오는 전철에 치어 목숨을 읽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뉴욕 타임스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정거장에서 참혹한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있었건만 어찌하여 그에게 손을 내밀어 목숨을 건져보려고 노력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느냐고 뉴욕 시민들에게 물었다.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다.
이 무관심과 이기주의를 무장 해제시키는 사랑의 용기가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다른 건 몰라도 주님이 주시는 영적 기쁨이 있어야 한다. 사실 예수님을 따르는 이유는 골고다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다메섹 아침의 환희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는 기쁨의 종교요 환희의 종교다. 그런데 그 환희는 대개 JOY란 말로 풀어 낼 수 있는 기독교적 인생의 위선 순위 설정에서 비롯된다고 봐야 한다.
첫째 J는 Jesus, 둘째 O는 Others, 즉 우리 이웃, 셋째는 You, 당신을 맨 마지막 우선 순위에 놓고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당연히 넘치는 영적 환희를 경험하는 축복이 임할 것이란 말이다.
금년에는 이기주의란 낡은 부대를 폐기 처분하고 주님 먼저, 이웃 먼저, 그리고 나는 맨 나중에 놓고 살아가는 눈부신 이타주의를 새 부대에 담아 살아가는 한해가 되자.
운전대를 잡고도 이타주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도 이타주의, 비즈니스를 오픈 할 때도 이타주의, 전화 받을 때도 이타주의, 식당 좌석에 앉을 때도 이타주의, 그런 ‘잔챙이’ 이타주의를 실천하다보면 이웃 교회 교인들을 빼내는 이기주의, 상대 비즈니스 고객들을 몰래 도둑질해 가는 이기주의, 양심의 찔림도 없이 거짓 세금 보고를 하는 이기주의, 거짓으로 박사학위 받아 내는 이기주의, 엉터리 목사 안수를 주고받는 이기주의, 그런 ‘헤비급’ 이기주의는 제발에 저려 저절로 멸종되는 새해가 되게 하자.  
<크리스찬위클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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