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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환 목사>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도가 쑥대밭이 되었다는 통탄스러운 소식을 접한 곳은 중미 코스타리카였다. 코스타리카를 여행하던 지난 22일 아침 산호세 라마다 호텔 식당으로 밥 먹으러 나왔더니 함께 여행하는 분이 “연평도에서 전쟁이 터졌다”고 전해 주는게 아닌가?
그날 저녁 그 나라 북서부지역에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따바콘 노천 온천장에서 온천을 끝내고 근사한 뷔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도 여행객들은 온통 한국 걱정이었다.
“이러다 전쟁이 나면 어쩌나,” “이 참에 한번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데. . .” “또 진보라는 작자들은 남한이 잘못해서 저런 일이 터졌다고 트집 잡고 나서겠지?”  
그런데 내 옆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금년 86세의 한 백발 어른이 이런 말을 했다.
“아마 이대로 가면 한국은 마침내 사회주의 국가가 될 거예요.”
은퇴 후 거의 20여년을 크루즈, 자동차, 비행기를 가릴 것 없이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그 어른은 세계를 내다보는 통찰력이 보통 이상이었고 살아있는 백과사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 분의 판단으로는 한국이 이 모양으로 가다가는 곧 사회주의 국가가 된다는 말이었다. 
사실 연평도 공격과 같은 국지전이 벌어져도 한국이 북한에 대고 속시원하게 대포나 미사일 한방 떨어트리지 못하는 딜렘마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국지전이 잘못하여 전면전으로 번지면 한국이 그 동안 이룬 경제성장이란 찬란한 금자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옛날 내가 군대 생활 할 때 군 통수권자로 모셨던 박정희 대통령이라면 ‘한강의 기적’이 거덜 나고 경부 고속도로가 떠내려가더라도 이번 같은 연평도 공격을 받았다면 아마 안 봐도 비디오다.
박살을 내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럴 만한 ‘깡’이 있는 지도자가 지금 한국에 있는가? 군대 한번 안 가 본 병역면제자들이 줄줄이 정부 고관으로 앉아 있다고 하니 그것도 좀 거시기하고 . . .    
그 옛날 막스 레닌파니 주사파니 하면서 빨간색에 물들어 학교 보다 길바닥에서 데모하며 청춘을 불사르던 자들이 지금은 국회의원이 되고 도지사, 시장이 되어 제도 정치권에서 목에 힘을 주고 있다.
그런 이들이 민주 공화국이란 한국의 정체성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북한 편들기에 정신이 없고 어린아이들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게 뭐가 나쁘냐?”고 대드는 현실이 되었으니 대한민국은 사상적으로 모두 무장해제를 당한 나라처럼 보이지 않는가?
그러니 따바콘에서 만난 어른의 말대로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이 사회주의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예견을 엉뚱한 헛소리라고 못들은 척 하기도 좀 그렇다.
이번에 다녀 온 코스타리카는 북쪽으로 니카라과, 남쪽으로는 파나마란 나라와 인접해 있는 중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다. 국민소득이 7,000 달러라고 한다. 북쪽에 있는 니카라과는 사회주의 국가다. 이 나라가 얼마나 살기가 어려운지 코스타리카 인구의 1/4이 이 니카라과에서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코스타리카의 궂은 일, 그러니까 3D 노동판을 니카라과 이민자들이 모두 주름잡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이미 오래전에 아무 짝에도 쓸 데 없는 폐품 판정을 받아 폐기처분 당한지 오래다. 사회주의는 생산을 공유하고 분배는 능력에 따른다고 하고, 공산주의는 생산과 분배를 모두 공유하자는 사상이지만 모두 그 넘이 그 넘이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해 가지고 망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가난뱅이 국민을 양산시켜 인접국가에 가서 거지노릇이나 하라는 게 사회주의다. 니카라과처럼.
그런 사회주의에 철썩 주저앉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눈을 가리고 있는 북한 공산 독재 체제를 옹호하고 그들을 큰 형님 모시듯 눈치 보며 살아가는 남한의 인구가 적지 않다니, 다시 말해 민주주의란 복에 겨워 공산주의를 흠모하는 젊은 것들이 점점 콩나물 시루처럼 넘쳐나고 민족화해니 평화니 어쩌구 하면서 사실은 북한의 사상과 정치 노선에 굴종하고 있는 어른들이 많아지면 많아 질 수록 대한민국은 사회주의란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이 농후해 질 수밖에 없다는 것 아닌가?
이번에도 민간인까지 사망하는 악랄한 침공 행위를 목도하고도 “도발행위는 잘못된 것이지만 . . .그러나 남쪽에도 문제가 있다”로 말문을 여는 남쪽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그런 이들의 주장을 하염없이 경청(?)하고 인내하면서 더구나 혈세를 걷어 먹여 살리고 있는 이상한 또라이 국가로 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 사회주의 국가로 변하게 될 것이란 그 백발 노인의 예견이 설득력을 갖고 나를 고민스럽게 만드는 게 아닌가? 
수도 산호세를 둘러보면서 궂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니카라과 사람들로 보여 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은 운동권이니 진보니 외치던 때가 지나 정말 한국이 사회주의 국가로 간판을 바꿔 단다면 그 때 한국 교회의 운명은 어찌된다?
사회주의는 종교를 아편이라고 못을 박고 있거늘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역사 속에서 쫓겨나는 고아 신세가 될 것인가? 똑같이 벌어 똑같이 나눠 가짐으로 행복하게 살자는 공산 사회주의에서 피골이 상접해 가지고 결국 인접국가인 중국에 가서 3D 노동판을 한국 사람들이 모두 주릅답게 되는 때가 올 수도 있단 말인가?
에라, 꿈 깨라! 줄줄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상상의 나래 때문에 보트를 타고 사파리 투어를 하고 있는 나를 향해 악어가 주둥이를 활짝 열고 응시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정신 차리자. 그래,  절대 그럴 리는 없지. 내 조국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데 그깐 정신 나간 공산주의 신봉자들에게 넘어갈 리가 있겠는가?
사정 거리가 백두산을 훌쩍 넘는 고성능 대포를 연평도에 다시 배치하는 것 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남쪽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마음껏 누리면서 공산 사회주의로 그것을 뭉개 버리려는 위험한 사람들을 몰아내는 일이 아마도 더욱 시급한 숙제가 될 것이란 결론을 얻어가며 겨우 상상의 나래를 접어갈수 있었다.
대한민국이 설마 사회주의 국가가 될 리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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