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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지구촌 최대 공공의 적은 IS다.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란 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는 사람들을 붙잡아다 인질로 잡고 돈을 뜯어내거나 그게 수월하지 않으면 사막에 데리고 나가 주황색 옷을 입혀 처형시켜 버린다. 

안되면 불에 태워 죽이기도 한다. 

죽은 사람들의 장기를 팔아 돈을 챙긴다는 소문도 있다. 

무하마드가 등장하기 이전의 모든 문명은 미신이라고 외쳐대며 인류 4대 문명의 발상지인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지역 고대 문명의 유적들을 장난감 부숴버리듯 박살내고 있다. 

그 옛날 탈레반이나 알카에다는 저리 가라다. 

이런 짐승같이 사나운 폭력집단이 인간입네 하고 지구촌에 함께 버티고 산다는 것이 화가 난다.

그런데 더 화가 나는 것은 이 잔인한 인간들이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를 다루는 실력이 도사 급 수준이라는 점이다. 

공갈 협박도 모두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로, 그리고 유럽이나 미국의 한심한 젊은이들을 꼬드겨 지하디스트로 유인해 내는 ‘낚시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IS 대원들이나 지지자들의 매일 트위터 사용 건수가 20만 건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 IS 지지자들에 의해 사용되는 트위터 계정만도 4만 5천개에 달한다고 이번 주 타임지가 보도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이란게 이런 천인공노할 만행의 시녀가 되고 있다면 그건 인류문명의 흐름을 바꾸는 이기가 아니라 오히려 파멸의 길로 안내하는 흉기가 되고 있다는 현실을 목도하는 것 같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샤를리 에브도란 주간 신문사에 총질을 해대고 리비아에선 이집트의 콥트교도들을 살해하고 드디어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을 끊어버린 트위터 창업자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는 걸 보면 이건 말할 것도 없이 지구촌의 무서운 깡패집단이다. 

그런데 그들이 이슬람 원리주의 신봉자들이라니 우리 기독교인들이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하겠는가?

이쯤 되면 미국이 나설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상군의 투입을 아주 꺼리고 있는 눈치다. 

사실 한번 전쟁에 개입했다가 발을 빼는 데는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뤄야 하는지를 역사가 말해주고 있기에 그의 조심성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

내 친구는 직장에 다니는 20대 아들에게 IS가 누군지 아느냐고 한번 물었더니 모른다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 나라에서 크는 아이들이 지금 IS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다니 이건 크게 잘못된 것 아니냐고 흥분했다. 

충분히 타당한 흥분이라고 나도 동의했다.

“IS가 무슨 짓을 하던 내가 알게 뭐야!”라는 냉소적인 무관심주의를 넘어 오히려 이들의 악랄한 만행을 적당히 프로 스포츠 즐기듯 바라보고 있다면 이건 동시대의 불의와 비극을 못 본 척 외면하는 비겁한 양심불량이다. 

세태가 이렇다보니 IS 전사가 되겠다고 비행기에 오르는 젊은이들이 영국에서, 미국에서 튀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사회 저변에 흐르는 이같은 냉소주의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주 NBC 방송이 버라이어티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란 프로그램에서 IS 가입 풍조를 풍자한 내용의 동영상을 방영해서 비난을 받게 되었다. 

물론 이 프로그램은 조크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사람들을 웃기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쇼이긴 해도 미 지상파 3대 메이저 방송 중 하나에서 이런 민감한 잇슈를 장난삼아 방송했다고 하면 이게 그냥 넘어갈 일인가?

이 풍자 동영상에는 최근 ‘야동’ 뺨치는 음란영화라고 비난받고 있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란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다코타 존슨이란 여배우가 도요타 자동차가 슈퍼볼 경기 때 만든 '나의 대담한 아빠'란 제목의 광고에 등장하는 것으로 나온다. 

원래 광고내용은 한 아버지가 군에 입대하는 딸을 공항까지 태워다주는 내용이다. 
그러나 SNL은 이 광고를 IS와 관련한 내용으로 패러디한 것이다. 

아버지 역으로 나온 배우 타란 킬램이 딸 역을 맡은 존슨을 공항에까지 태워다주지만 존슨은 공항에 들어가는 대신 IS 깃발로 장식되고 수염이 텁수룩한 무장 대원들로 가득 찬 트럭에 올라탄다. 

아버지가 "조심해라"라고 말하자, 딸은 "아빠, 그냥 IS일 뿐이에요"라고 대답하는 모습이다.

딸이 트럭에 올라탄 뒤 아버지는 대원들에게 "딸을 잘 돌봐 달라"고 하고, IS 전사 역을 맡은 한 배우가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응수하는 내용이다.

이걸 보면 IS가 미국 사람들에겐 농담이나 코미디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지금 판국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그 IS 전사들이 휘둘러대는 총부리를 피해 시리아와 이라크에 맞대고 있는 터키 국경지대에서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는 불쌍한 난민들의 절망까지 눈요기로 즐겨도 되는가? 

그 지역의 수많은 크리스천들은 IS의 개종위협을 거부하고 신앙절개를 지키려다 정든 고향에서 쫓겨나고 있으니 그 피눈물 나는 비극마저 코미디 소재로 쓰여 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군기 빠진 얼간이들과 함께 ‘세계 인권의 보루’ 어쩌구 하면서 아메리카를 구성하고 있는 내가 한없이 부끄럽고 화가 난다. 

도대체 IS를 굴복시킬 의로운 전사는 언제 나타날 것인가?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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