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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봉대 목사
<국제성서박물관장>

모압 석비의 내용은 열왕기하 3장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성서에 등장하는 북 이스라엘의 오므리 왕, 이스라엘, 하나님 명칭인 ‘야훼’ 등의 글자들이 있어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와 고대 문자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더없이 소중한 자료이다. 

  국제성서박물관에도 금년에 모압 석비의 모사품을 제작하여 전시해 놓았다. 

비록 모사품이지만,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박물관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리고 가나안 종교와 관련한 천둥과 번개의 신 바알 신상과 금송아지 형상도 전시되어 있다. 

바알은 성서에도 자주 등장하는 가나안 종교의 대표적인 신이며, 금송아지 형상은 아론이 시내산 아래에서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고, 이스라엘 왕국 시대에는 솔로몬이 죽고 왕국이 분열되었을 때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왕이 벧엘과 단에 성소를 건축하고 금송아지 형상을 만들어 섬기도록 하였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것은 라스 샤므라(Ras Shamra)에서 발굴된 고대 우가릿(Ugarit)의 제의용품인데 주전 13-12세기 후기 청동기 시대의 것으로 석류들이 장식되어 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의 대제사장이 입는 옷을 보면 세마포 속옷에 청색으로 된 에봇 받침 겉옷을 입도록 되어 있는데, 겉옷 아래에 금방울과 석류를 돌아가면서 달도록 하였다. 이 제의용 기구에 달려 있는 석류의 모양에서 구약시대 대제사장의 의복에 달린 석류도 같은 모양이 아니었을까 추측한다.

고대 근동지역에서 석류는 거룩한 식물로 제사용품이나 신전벽화에 자주 등장한다. 

솔로몬 성전에 있는 보아스와 야긴 두 놋기둥의 둥근 머리도 석류로 장식하도록 하였으며, 고대 근동의 앗수르바니팔 왕의 신전 벽화에도 석류가 종려나무(Palm tree)와 함께 생명나무의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집트 전시관에는 거대한 스핑크스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 어깨에 이집트 바로왕 시삭(Shishak)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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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브르의 스핑크스

시작은 성서에도 7번 등장하는데 솔로몬 왕 때 에브라임 지파의 여로보암이 이집트로 피신하여 시삭에게 갔다는 기록이 있다(왕상 11:40). 

그리고 루브르의 스핑크스에 람세스(Ramses) 2세의 13번째 아들 메르넵타(Merneptah) 왕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메르넵타는 주넌 1213년부터 1203년까지 통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메르넵타는 오늘날 그의 비문으로 유명하다. 

메르넵타 비문(Merneptah Stele)에는 상형문자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보면 비문의 하단 부에 “아스글론은 사로잡혔고, 게셀은 장악되었다. 

야노암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되었다. 

이스라엘은 황폐해졌고, 그 씨가 말랐다(Israel is laid waste, his seed is not)"고 되어 있는데, ‘이스라엘’이라는 명칭은 비문의 27번째 줄에 나온다. 

여기서 아스글론, 게셀과 야노암은 지명으로 나와 있는데, 이스라엘은 인명(人名)으로 되어 있다. 
이는 전 13세기경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가진 집단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메르넵타 비문은 높이 3.18m, 폭 1.63m의 석비로 1896년 Flinders Petrie가 테베의 메르넵타 기념신전에서 발견되었으며, 현재는 이집트의 카이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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