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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의 이목은 브라질 상파울루에 집중되어 있다.
 이번 주 개막하는 월드컵 때문이다. 

이 나라 수도는 브라질리아이지만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를 통해 세계 선수들이 입국할 것이기 때문에 현재 구아룰류스 국제공항은 사람들로 미어터질 것이다.

상이란 성(Saint)의 포어(폴추기스)에 해당한다. 파울로는 누구인가? 

말할 것도 없이 바울 선생님. 그러니까 상파울루는 바울 선생님을 이름으로 받들고 있는 도시다. 
미국에 세인트 폴이란 도시가 있듯이 상파울루는 남미의 세인트 폴인 셈이다.

브라질의 상공업, 금융,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상파울루의 상징적인 거리가 다운타운에 있는 빠울리스타 애비뉴다. 

금융가라고 할 수 있다. 300여개의 은행이 몰려 있고 상파울루 증권거래소가 여기 있다. 

뉴욕의 월 스트릿에 해당하는 곳이다. 브라질 최고의 빌딩인 '미란테 도 발레' 빌딩도 여기 서 있다. 
기둥 없이 서 있는 건물이라고 널리 알려진 유명한 '상 파울루 현대 미술관'도 이 거리에 있다.

상파울루 시의 인구는 1천백만 정도로 추산하고 있지만 메트로폴리탄 전체의 인구는 2천2백만 정도라고 하니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통틀어 멕시코시티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도심지역이다. 

미국 최대인구도시인 뉴욕은 2011년 기준 820만 명이다.

인구 분포를 살펴보면 포루투갈에서 이민 온 폴추기스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천만의 말씀.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많다. 약 6백만 명이다. 

그 다음이 폴추기스로 3백만 명, 아프리칸이 3백만 명, 그리고 놀랍게도 아랍계가 1백만 명에 이른다. 

독일계가 40만, 일본계가 32만, 중국계가 12만, 유대계가 6만, 볼리비안이 6만, 그리고 한국계와 희랍계가 각각 5만이다. 

이곳 일본 사람들 이민역사는 약 100여년에 이른다. 

일본 본토를 제외한 해외에 가장 많은 일본인이 밀집되어 사는 곳이 브라질이다. 

상파울루 저팬 타운에 가보면 LA 다운타운의 '리틀 도쿄'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넓게 형성되어 있다. 

이들은 넓은 농토에 농사기술을 부지런히 개발하여 '제2의 일본'을 건설한 근면하고 성실한 소수민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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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인들도 대단하다. 

봉헤찌로를 중심으로 한인들이 브라질의 봉제 산업을 접수(?)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니 이민 역사가 40년에 달하는 한인 커뮤니티가 100년 역사의 일본 이민자들에게 인구나 발전 속도에 있어 조금 뒤진다 해도 별로 꿀릴 건 없다.

한국서 온 이민자 가운데 특별하게 폴추기스를 배워온 사람도 없고 어찌어찌 하다 보니 브라질까지 이민 와서 하는 일마다 성공이라고 휘파람을 불며 순풍에 돛 단 듯이 이민생활을 시작한 이들이 어디 많겠는가? 

미국처럼 언어 때문에 한숨짓고 차별을 감수하며 눈물 속에 이민생활을 개척했을 것이다. 한편으론 매일 새벽 교회에 나가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충성스럽게 교회를 섬기고 한결같이 복음의 씨앗을 뿌려 왔다. 

이런 상파울루 한인 이민자들을 뒤에서 밀고 앞에서 이끌어 오늘에 이르게 한 장본인은 한인교회들이다. 

캐톨릭 국가인 브라질에서 거친 광야에 뿌리 내리듯 교회들은 이민자들과 더불어 꿋꿋하게 미래를 개척해 왔다.

봉헤찌로라는 상가 골목은 그래서 한인들에겐 기념비와 같은 거리다. 

LA 한인들에게 ‘올림픽가’란 이민의 요람이 있었다면 상파울루에는 봉헤찌로가 있다. 
거기서 희망을 축적했고 근면과 성실로 성공의 벽돌을 쌓아 올렸다. 

교회는 그들의 좋은 파트너가 되어 척박한 땅에서 부흥의 씨앗을 함께 파종해 온 것이다.
상파울루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또 얼마나 멀던지 . . 

그러나 어찌 조국을 잊고 살 수 있으랴. 

조국사랑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그런 상파울루 한인들에게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얼마나 감동적인 대회가 되겠는가? 
찾아오는 조국의 손님들을 맞이하는라 방을 비워놓고 있고 단체 응원준비를 위해 분주하다고 들었다.

그 도시에서 새소망 교회를 담임하시며 현재 세계한인기독언론협회장을 맡고 계신 박재호 목사님은 ‘남미복음신문’을 발행하고 계신다. 

그 신문에 매주 부족한 나의 칼럼이 게재되고 있으니 통성명이 없어도 상파울루 한인들과 내가 지면을 통해 오랜 원격교제를 해 온 것은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명예시민은 아니어도 상파울루 객원시민이라고 우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하는 말이다. 상파울루 교민 여러분, 우리 태극전사들 거기 도착하거든 된장국에 따뜻한 쌀밥 먹여주시고 쫄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해 주소서. 

아레나 코린치앙스 축구장에서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를 벌일 때 나가서 응원도 해 주소서.

이번 주 플로리다에서 열린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0대4로 대패하는 바람에 지금 대표팀은 풀이 죽어 상파울루에 입성했으니 그들에게 빅토리 바이러스를 퍼트려 주소서.

그리고 상파울루 한인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이민을 개척하여 브라질의 당당한 소수민족으로 우뚝 서가고 있는지도 보여주소서. 

그 배후에는 광야를 지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리시며 불기둥, 바람기둥으로 인도하셨던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때문이었다고 말해주소서.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그 나라에도 넓혀지고 있는지를 한국에서 온 손님들에게 보여주소서.

대표 팀이 어쩌다 16강으로 가는 길이 막힐지라도 그게 지구촌으로 뻗어가는 한인 디아스포라의 가는 길을 막아서는 일은 결코 아니라고 말해주소서. 

봉헤찌로 한 복판에서 한번 ‘따봉 상파울루,’ ‘따봉 코리아’를 외쳐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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