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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길 CBS 사장




누군가 내게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암선고를 받고 절망속에 있던 후배 최연택 기자를 찾아간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나로 하여금 그가 천국에 가기전까지 매일 그를 찾아가게 하셨고, 매일 그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게 하셨다.


"하나님, 연택이를 살려주시면 안돼요?"


그의 고통이 내 공통이었기에 기도할때마다 가슴이 납덩어리가 누르는듯 했다.

그 아픔을 겪을수록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였다.


나는 회사가 있는 목동에서  목사님을 모시러 부천까지, 또 부천에서 연택이 집에 있는 일산까지 먼거리를 몇달간 매일같이 오가며 그를 만났다.


치료비를 대신 내주어야 하는 형편일 때에도 순종하는 마음이었고, 연택이를 향한 수고와 노력이 더해진다고 해도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연택이를 사랑함으로 오랫동안 기쁘게 감당하게 하셨다.

그를 위해 기도하면서 나  스스로도 많이 놀랐다.


나의 가족도 아니고 오랜친구도 아닌데 한 사람을 위해 그토록 울면서 매일 주님 앞에 엎드리게 하셨는지,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기도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게 되었다.

내 유익와 만족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땅에 이뤄지길 간구하는 기도, 한 영혼이 구원받길 간구하는 기도를 원하셨다.


그를 살려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세상을 떠났을때, 나의 마음에는 알 수 없는 평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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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토록 힘들어했던 투병 생활에서 벗어나 마침내 하나님 품에 안기었고, 이땅에 남겨놓은 그의 귀한 열매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죽음 이후 그의 아내와 어린딸은 물론 불교신앙인이었던 그의 부모님과 장모님까지 모두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였다.


비록 그가 세상을 떠났지만 6명이 구원을 받은 것이다.


사실 연택이가 세상을 떠나고 나는 걱정이 생겼다.


'기도로 못 고친 연택이인데 이 일로 그의 부모님이 낙심하여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런데 연택이의 아버님이 내게 말씀하였다.


"한 국장을 보니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네. 친동생도 아니고 친 혈육도 아닌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연택이를 찾아와서 눈물로 기도하고 찬송하는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느꼈네."


참으로 감사하고 놀라운 일이다. 


내가 한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매일같이 연택이를 찾아가 눈물로 기도하고 그의 곁에 있어준것 뿐이었다.

그것은 내가 억지로 한 열심이 아니었고, 주님께서 내게 주신 마음이었다.


최연택기자와 그의 가정을 향하신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보면서, 내게 붙여주신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며 나를 내어주는 일, 그것이 바로 '선교' 임을 깨달았다.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내가 그 일을 하기 원하신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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