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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 목사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개신교 목회자로서 카톨릭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4박 5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여러 가지로 개신교 교인들과 지도자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준 행보임에 틀림이 없다.

대한민국 전체가 교황의 섬김의 리더십 앞에 할 말을 잃었고, 감동을 받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자연스럽게 보듬었다. 

위안부 할머니와 가난한 자 그리고 중증 장애자들, 아이들을 포옹하며 그들을 섬겼다. 

많은 이들이 그 분의 방한으로 치유와 평화를 얻었다. 

권위주의적인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에게 발견되기 어려운 겸손과 소통의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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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배려하고 인정하며 공감하는 리더십으로 대한민국이 일종의 집단 치유를 받는 그런 놀라운 모습이 발견되었다. 

아울러 작은 기아차를 차고 다니며 직접 가방을 들고, 그리고 평소에 신던 검정 구두를 신고 다니기도 하였다. 

교황의 이러한 소박한 모습은 외형주의의 신화에 빠져 살던 대한민국에게는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교황은 물질주의 문화가 갖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기도 하였다. 

그는 교회가 성공과 권력이라는 세속적 유혹에 빠지지 말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번 카톨릭 교황의 방한에 대해서도 일부 기독교인들이 모여 강경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시위의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어떻게 이해되고 수용되었는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강경 시위는 오히려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신뢰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기독교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 매우 따갑다.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전도가 막히는 시대이다. 

우리 기독교가 좀 더 세상과 공감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다리를 놓아야 한다. 

불신자들도 기독교에 대한 공감과 소통 할 수 있는 공감적 경청의 모습을 개신교가 보여야 한다.
개신교와 가톨릭은 분명한 교리적인 상이점은 존재한다. 이 점은 우리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교회론이나 성모숭배 사상, 연옥설 등은 수용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빈으로서 그 분이 오시는 것을 배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리 개신교도 교계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새롭게 변화하는 각성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전시적이며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을 지양해야 한다. 

보다 소외된 자와 음지에 있는 자들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개신교 지도자들의 도덕적인 겸양심, 섬김의 리더십을 회복해야 할 때가 아닌가 본다. 
다툼과 분열의 모습을 마감지어야 할 때이다. 

교회가 권력 지향적인 모습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교회가 권력과 친화하면 반드시 타락하고 마는 지난날 교회사의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교황의 신앙적 인품이 존경받을 만하며 높은 도덕성을 지녔기에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특히 이번 프란치시코 교황은 지난날 카톨릭 권좌로 부터 낮은 곳으로 내려 온 겸손의 리더십이다.
우리 개신교의 목회자들에게도 이러한 겸손의 리더십으로 섬겼던 분들이 다수가 존재한다. 

손양원 목사, 한경직 목사, 옥한흠 목사 등은 우리 개신교가 내세울만한 존경 받는 리더십이 아닐 수 없다.

교황이 떠나면서 새벽부터 빗속의 배웅의 행렬을 주시해야 한다. 

5일 동안 행복했다고 고백하는 수많은 비신자들과 카톨릭의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개신교의 각성이 다시 한 번 있어야 한다고 다짐을 해 본다.

한 비신자가 인터뷰하며 전한 말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천주교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교황께서 한국에 진정한 사랑을 남기고 가신다는 말은 진짜 맞는 말이다.”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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