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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수 목사
<아틀란타 연합장로교회>

지난 며칠 동안 마음이 안스럽기 짝이 없었다. 

차가운 바다에 던져진 그 아이들을 생각만 하면 답답하고 화가 치밀 뿐이었다. 
그래도 아이폰으로 신문으로 계속 관련 기사를 읽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부활 주일 예배 때 교인들과 함께 한국 국민들과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였다. 
이곳저곳에서 눈물과 탄식이 터지는 소리들이 들려 왔다.

도대체 우리 조국인 대한민국에서는 저런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 

그래도 선진국을 자랑하고, 현대차, 삼성 아이폰, K-POP 등을 과시할 때 우리 해외 동포들도 마음이 부듯해지지 않았던가? 

더구나 수천 개의 매뉴얼이 존재하고, 여러 가지 검사 과정이 즐비한 그 과정과 안전 수칙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부산외대 참사의 상처가 가셔지지 않는 상태에서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하다니 한국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한번은 크루즈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모든 승객들이 다 객실에서 나오게 하여 갑판에 도열하게 하였다. 

그리고 자기의 위치 번호에 서게 하고 모든 위급 사항에서 해야 할 일들을 꼼꼼히 제시하였다. 
조금은 짜증은 났지만 모든 승객들은 승무원들의 지시에 따라 숙연하게 연습에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은 질서와 규칙을 잘 지키는 나라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번에 한번만 그런 비상 훈련을 했더라면, 한번만 화물들을 규정대로 적재했더라면, 그 많은 비상용 고무 뗏목이 적시에 펼쳐졌더라면, 선장과 승무원들이 마지막까지 승객들을 보호했더라면. 
그 하나도 지켜야 할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유사한 대형 안전사고들이 수많이 예견될 뿐이다.

그동안 선진국의 축포를 쏴 올리면 달려 왔던 조국 대한민국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수치와 부끄러움의 사건일 따름이다. 

수많은 관련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비난을 던질 수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잘못일 따름이다. 

그저 적당주의와 편의주의, 그리고 대충 대충 형식적으로 넘어가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병폐에 모든 사람들이 물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원죄와 같은 정직성과 윤리 의식이 결여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고 있다.

사회 공공 책임을 져야 할 수많은 책임 있는 자리에 세월호 선장과 같은 윤리의식이 실종된 그런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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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설에는 해양수산부 마피아들이 존재해서 그들끼리 경제적 이익을 나누며 서로의 비리를 눈감아 준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수천 개의 매뉴얼도 정직과 윤리의 선행이 없다면 허울 좋은 개살구가 아닌가 싶다. 
마치 그것은 율법적 존재일 따름이다.

누가 이 민족을 바로 계도해 나갈 것인가?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공공 정신을 가지고 공공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정직하게 살아야 하건만 기독교에도 정직과 윤리가 실종된 상태이니 참회의 재를 쓰고 회개할 따름이다. 

그래도 소망은 윤리의식과 정직의식을 성경에서 배운 기독교인들이 이 민족을 솔선수범하여 이끌어 가는 그 모습이다. 

모든 정부 기관과 회사, 그리고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기독교인들이 통회하는 심정으로 병든 시스템의 변혁에 앞장 서야 한다. 

허술한 사회의 안전망이 새로이 수축되고 정직이 회복되는 일에 기독교인들과 교회들이 살신성인해야 한다.

우리 교회 내에도 그런 부정직과 윤리의 실종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지 구조 점검하는 영적 자성이 필요하다.

 성장과 번영 중심의 병든 신학을 벗어 버리고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정 빛과 소금의 책임 있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 

경제 선진국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의식의 선진화가 더 중요함을 뼈저리게 촉구하는 사건이다. 

소유적이며 물량중심의 가치관이 아닌 인격적이며 책임지는 가치관이 교인들과 제직들, 목회자들에게 심어져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항상 위기 가운데 새로운 시작을 이루시는 분이다. 

이 위기가 한국 사회와 교회들이 거듭나고 새로워지는 전환적 인식의 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할 따름이다!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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