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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가 꼴지를 했다. 

불교, 천주교, 그리고 개신교. . . 무슨 달리기 경주를 해서 꼴지가 아니고 한국 기윤실이 최근 일반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봤더니 개신교가 신뢰도에서 꼴지를 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한심한 일이다. 

서초동에 기가 막힌 예배당을 세우면 뭘 하는가? 여의도에 세계 최대의 교회가 있으면 또 뭘 하는가? 

꼴지 주제에 그런 ‘대형’ 모양새로 ‘방까이’가 가능할 수 있을까?

사실 그렇게 사람들을 경악케 하고도 신뢰도 일등을 바란다면 그게 사기꾼 심보다. 

낯 뜨거운 교회세습, 목회자의 부정한 여자관계, 교회 헌금 횡령, 교단 총회 때마다 터지는 돈다발 사건, 흘러넘치는 가짜 박사, 고소장 들고 법원 주변을 송사리 몰려다니듯 하는 교단 본부와 개체교회의 끝없는 분쟁 사태 . . . 아아, 16세기 종교개혁 전야의 칠흑 같은 한밤중처럼 어둡고 침울한 한국의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이여!.

요즘엔 공공연한 사실로 자리 잡은 또 하나의 부끄러운 아이템이 있으니 그게 성직매매라고 한다. 

성직매매? 

그건 부패했던 중세시대 일 아닌가? 

그렇지 않다. 작금의 대한민국 개신교 공동체에서 아주 추한 전염병처럼 퍼져 가고 있다.
 
사실 미주 한인교회라고 성직매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쉬쉬하며 돈거래를 끝내고 나서 시치미 딱 떼고 돌아설 경우 도대체 누가 알겠는가?

성직매매의 사전적 의미는 성직 또는 교회의 직무를 돈을 주고받으며 매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영어로는 시모니(Simony)라고 한다. 이 말은 사도행전 8장에서 비롯된 말이다.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에 가서 전도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었다.

 이를 지켜보던 시몬이란 마술사가 있었는데 만약 베드로처럼 병 고치는 은사를 받게 되면 자신의 마술 비즈니스가 문전성업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성령의 능력을 돈 주고 사겠다고 덤빈 것이다. 

뿔대가 난 베드로는 단칼에 그가 망할 것이라고 저주하고 악독이 가득하다고 책망했다. 

이때부터 돈 주고 성령의 능력을 사려고 시도했던 시몬이란 이름에서 성직매매를 일컫는 시모니란 말이 탄생되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AD 451년 칼케돈 공의회가 열렸을 때 최초로 이 성직매매를 금지하고 이에 대한 징벌조치가 내려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니까 기독교가 공인된 AD 313년 까지는 성직이 곧 죽음과 고난의 길이었으니 돈거래는 고사하고 줘도 안 팔리는 직분이었지만 기독교가 음지에서 양지로 옮겨오면서 450여년 경에는 이미 성직 매매가 성행하기 시작했기에 칼케돈의 화두가 되었을 것이 아닌가? 

그때부터 교회의 주교, 사제, 부제 직분을 매매하는 행위를 금하고 미사 때의 금전거래, 기름이나 봉헌물에 대한 거래도 범죄가 되었다고 한다.

그럼 우리 시대의 성직 매매는 뭘 두고 하는 말인가? 

담임목사직을 사고파는 것이다. 

제대로 된 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학위 받고, 제대로 된 교단에서 목사 안수 받은 사람이라면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신앙적 불륜이란 사실을 가슴으로는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때가 되면 실금실금 자신도 모르게 은연중 타협하고 적당히 무너지는 것이다.

성직매매는 대형교회보다 중소형 교회에서 오히려 더욱 활발(?)하다고 한다. 

왜일까? 

담임목사가 막상 은퇴하려니 살길이 막막한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은퇴사례비가 적립되지 않은 작은 교회의 경우 후임자에게 돈을 받고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어쩌면 일시불 은퇴연금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그같은 돈거래가 정당한 것으로 용납될 수는 없다.

약간의 차이는 있어도 대개 담임목사 매매 가격은 한국 돈으로 평균 1억원 수준이라고 들었다.
 
이럴 경우 은퇴목사는 때때로 더 많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양다리 작전, 그러니까 멀티플 오퍼를 받아서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중간에서 이 거래를 성사시켜 수수료를 챙기는 성직매매 브로커도 있다고 한다.

더구나 상가 건물을 빌려 개척을 하다 적당한 시기에 교회건물을 팔려고 할 때 그나마 교회 개척 멤버라고 남아 있던 교인 인원수를 따져 교회건물 매매가격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는 ‘끼워팔기’도 존재하고 있다고 하니 우리 시대의 이 부끄러운 부정을 무엇으로 정결케 하랴!

교회를 은퇴하거나 사임할 때 내가 고생해서 키운 비즈니스를 누구 횡재시키려고 순순히 물려주느냐고 생각하는 담임목사에게 교회는 처음부터 자신의 개인 비즈니스에 불과한 것이다.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도 그토록 화를 내셨던 예수님인데 만약에 거룩한 성직을 노천상가에서 물건 흥정하듯 사고파는 것을 보시면 아마도 예수님은 분노가 아니라 대노, 대노가 아니라 격노하셨을 것이다.

개신교가 신뢰도 꼴지라는 부끄러운 보도에도 “어쩔수 없지, 옛날엔 안 그랬는데”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고 자기 교회만 키우면 뭐 크게 경천동지할 일은 아니라고 넘어가는 교회 지도자들의 철저한 무관심주의는 마침내 교회당이 팔려서 이단 교회로 넘어가고 한국의 대학 캠퍼스에 크리스천의 씨가 말라가고 개체교회 유년 주일학교가 문을 닫는 급격한 기독교 쇠퇴기에 그 몰락을 부채질하는 비겁한 방관자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말 무슨 일이 나던지 해야지 이러다가는 한국 기독교의 앞이 안 보인다.

<크리스찬위클리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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