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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수용자들이 5일 저녁 교도소 대강당에서 열린 부흥성회에서 두 손을 든 채 찬양하고 있다. 

교도소에서 여름 수련회를 열었다. 

수용자 397명 가운데 347명이 모였다. 

평균 300명이 모이는 주일예배 참석자보다 많았다.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교도관에게 맡기고 교도소로 들어갔다. 

철문 4개를 통과했다. 

강당 문을 열자 파란 옷을 입은 수용자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5일 오후 경기도 여주 소망교도소 부흥성회 둘째 날. 무리 중엔 유독 2030세대로 보이는 젊은 층이 많았다. 

최근 들어 보이스피싱 범죄로 교도소에 온 젊은이들이 많다고 했다.

소망교도소 부흥성회는 이번이 세 번째다. 

수박 겉핥기식 신앙생활을 넘어 수용자들이 거듭나길 바라는 취지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부흥성회를 열고 있다. 

아시아 최초 민영 교정시설인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한국교회 연합으로 설립됐다.

부흥성회는 여느 집회와는 달랐다. 신나는 찬양 속에서도 수용자들은 일어서지 못하고 앉아있어야 했다. 

돌발 행동을 할 수 있는 수용자를 사전 통제하려고 교도소가 만든 최소한의 장치였다. 

수용자들은 난동을 피우면 ‘옐로카드’를 받는다. 

옐로카드를 3장 받으면 가석방을 받는 데 불이익을 받는다.

“오늘 즐거우신가요? 자고 가라고요? 빈방 많다고요?” 설교 한 편이 끝나고 배우 겸 래퍼 양동근이 무대에 오르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요한복음 14장 6절 등 중간중간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간증하기도 했다. 

수용자들의 앙코르 요청에 양동근은 CCM ‘실로암’으로 화답했다. 

수용자들은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손뼉을 치면서 실로암을 ‘떼창’했다.

안일권 생명의교회 목사와의 합심 기도를 끝으로 이날 수련회 일정은 마무리됐다. 

수용자들은 ‘주여’를 삼창하고 “나도 치유받고 치유자가 되게 해달라”며 기도했다. 

백발노인은 머리를 성경책에 대고 두 손을 모았다. 

한 청년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 기도했다. 

밤 10시 가까운 시간이 돼서야 수용자들은 이들의 생활공간을 일컫는 이른바 ‘거실’로 돌아갔다.

수용자 중엔 소망교도소에 와서 회심한 뒤 신학생이 된 이들이 있었다. 

무대에 올라 교도소에서 만난 예수님을 간증한 이도 있었다. 

교도관 참관 아래 이날 저녁 집회 전후로 수용자 4명을 만났다.

특수상해 등으로 구금된 임석명(가명·39)씨는 지난 3월 A신학교에 입학했다. 

소망교도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조직신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임씨는 출소한 뒤 찬양사역자가 되길 바란다. 

그는 “나는 고아였다”며 “부모에게 상처받은 청소년과 청년에게 은혜를 흘려보내고 싶다. 

하나님을 더 잘 알고 싶어 신학 공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사기 혐의로 수감된 반길총(가명·39)씨는 이중직 목회자를 꿈꾼다. 

지난해 9월 임씨와 같은 신학교에 입학한 그는 “교도소에 보이스피싱으로 들어온 젊은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이 친구들은 출소하고 일할 곳이 없다”며 “작은 회사를 차려 이 친구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고 다짐했다.

집회가 끝나고 거실로 돌아가는 임씨와 다시 대화를 나눴다. 

그는 “교도소 안에서 부흥 성회에 참여하는 일 자체가 과분하다”며 편지 한 장을 꺼냈다. 

당일 특송팀에 미처 전하지 못한 감사 편지였다. 

임씨는 국민일보 더미션에도 고맙다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복된 소식을 알고 싶어 기독교 종합일간지 국민일보를 구독 중이라고 했다.

또 다른 수용자도 “예수님을 안 믿었으면 출소하고 나가서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을 것 같다”며 “어둠 가운데 있던 내게 교도소에서 만난 주님은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33년간 교도관으로 근무한 김영식 소망교도소장은 “교도소는 잘 가두는 곳을 넘어 잘 변화시키는 장소여야 한다”며 “복음보다 수용자를 잘 돌이키는 프로그램은 없다. 조건 없는 사랑이 수용자들의 마음을 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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