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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훈 목사 (그레이스교회)


“하나님, 우리 목사들에게 건강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몸이 아파서 성도들의 근심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선교지 방문차 나가 있는 동안에 이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목사님 한 분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아직 40대 후반의 목사님입니다.
산적한 일로 분주하게 움직이던 노회 임원이었고, 개척하여 세운 교회 목회하느라 무던히 애쓰던 목사님이었는데, 쓰러졌다는 소식에 마음 한 구석이 아프도록 저려왔습니다.
같은 지역에 살고, 같은 교단인데도, 그동안 개인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음이 아쉽고 미안했습니다.
멀리 있어 기도밖에 할 일이 없었는데, 돌아와 보니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었습니다.
쓰러진 지 한 달이 안 되었는데, 무엇에 쫓기는 것처럼 교회에 나오는 것을 보며 마음 한 구석이 더 시리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지역 교회 목사님 모임이 있습니다. 모두가 다 동역자이지만, 모두 다 교제를 나눌 수는 없어서 소수가 모이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피차 바쁜 일정에 격월로 모이고 있지만, 삶과 목회를 나누는 좋은 시간입니다.
이번 달 모임에서 또 한번 깜짝 놀랄 일이 생겼습니다.
당일 순서를 맡은 목사님의 주제 발표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50대 중반의 동료 목사님 한 분이 무겁게 고개를 숙이며 정신을 잃었습니다.
깜짝 놀라, 몸을 바닥에 눕히고 주무르는데, 의식은 없고 몸은 딱딱하게 굳어있었습니다.
순간 큰일 나는 것 아닌가 싶어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급하게 앰뷸런스가 오고, 응급처리를 하는 동안에 의식이 돌아왔고, 병원에서도 그리 큰 증상이 없어서 하루만에 퇴원했습니다.
지금은 잘 회복되어 사역하고 있지만, 그때 마음 조린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사오십대의 동역자들이 과로나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것을 보며, 설명하기 힘든 측은함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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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형편은 갈수록 풍요로워지는데, 목회 환경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신앙의 도리와 교회에 대한 도전이 많고, 안으로는 성도의 신앙적 순결과 헌신이 아쉬운 때입니다.
이런 때에 복음을 전하고 지역 교회를 목회하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고집스러울 정도로 복음을 전파하고 진리를 수호하고 있으며, 자신의 몸과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뛰는 모습이 같은 목회자 입장에서도 참으로 고맙게 느껴집니다.
자기 발전의 시간은 점점 없어지고, 그래서 남에게 줄 것이 점점 고갈되어 가는데도 계속 주기만 하는 우직함이 때론 힘들게 다가서지만 현실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곳에서도 목회자들이 쓰러지고 아프고 병든 소식들이 심심지 않게 들리는 요즘, 그 모든 동역자들에게 한 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힘 내십시오!!  그 분께 받은 사명, 우리의 수고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일어나십시오!! 어두운 이 시대에 진정 밝은 빛을 비추어 주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피 값으로 세우신 주님 교회의 그 영광스럽고 찬란한 빛을 비추어주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우리 주님 한 분 알아주시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길 아닙니까?
아직도 구원받아야 할 영혼들이 많아서 천년을 하루처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때문에 나선 길 아닙니까?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며, 그 분의 손에 사용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다 생각하고 출발한 길 아닙니까?
오래 전, 나이 드신 어느 목사님이 후배 목사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시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그 후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나의 기도가 된 부분입니다.
“하나님, 우리 목사들에게 건강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몸이 아파서 성도들의 근심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건강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오늘부터 아무 운동이라도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변에서 쓰러지는 젊은 목사님들 때문에 생긴 상한 마음을 품고, 오늘은 이 땅 모든 동역자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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