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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목사
(아틀란타한인교회)

 

장로님들이 나의 약점을 끌어안아 주고 사람되도록 사랑해주지 않았으면 오늘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23살에 목사 안수를 받고 감리교 목사가 역사깊은 장로교회에서 전도사로 시작해서 부목사 그리고 나중에 임시담임으로서 사역을 했습니다.
지금도 장로님들에 대한 성선설을 믿는 것은 그때 그 교회 장로님들 때문입니다.
그 당시 집사람이 내게“설교는 왜 매주 똑 같아.
도저히 못듣겠다.”고 면박주는 주일이면 그 주간에 누군가는 반드시 좋은 설교집이나 주석책을 선물해 오곤 했습니다.
현재 교회에서도 이제 1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고 보니 장로님들과는 미운정 고운정이 깊이 들었습니다.
L 장로님은 뿌리깊은 믿음의 가문이 얼마나 중요한지 삶으로 보여주는 분입니다.
나는 지금도 오래 전 건축을 하려고 할 때 많은 헌신을 하셔야 할 장로님들게 미안하다고 했더니, “목사님, 우리도 우리가 심지않은 나무에서 열매를 먹었습니다.
비록 우리가 먹지 못할지 모르지만 우리 믿음의 후손들을 위해 오늘 우리도 나무를 심어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신 장로님입니다.
오래 전에 설교를 하다 예화를 들면서 실수로 어느 특정 장로님을 빗대어 비난하는 것 같은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차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 주일에 C 장로님 내외분이 휴가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로님 내외분이 휴가를 다녀오시다가 교회를 들려 설교테이프를 집으로 가는 길에 듣게 된 것입니다.
결국은 나를 찾아와서 섭섭하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끝까지 나는 오리발을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장로님이“혹시라도 저를 생각하고 그러셨다면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제대로 된 장로로 만들기 위해 특별히 사랑하셔서 그러셨을것이라 생각합니다.”그 순간 내가 참으로 못난 목사라는 것을 뼈아프게 느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장로님의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K 장로님은 목사의 마음을 잘 읽기도 하지만 목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항상 미리 판단하셔서 일을 정리해 놓으십니다.
한번은 어떤 문제 때문에 회의가 시끄러워졌는데 갑자기 그 장로님이 한마디하십니다.
“장로들 정도되면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관심 가져야지 문제의 책임을 놓고 서로 다투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장로들의 모임은 교인들에게 모범이 되고 덕이 되어야 하지 않나요?”그 말 이후 회의가 은혜로운 길로 뒤바뀌게 되었습니다.
S 장로님은 오래 전에 원로목사님과 나와의 관계가 애매할때, 연세 많으신 그 어른이 양쪽에서 다 오해를 받으시면서도 양쪽 모두에게 잘하려고 땀흘리시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찡합니다.
한번은 회의 중 장로님 한 분이 발언 하셨는데, 내가 그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런데 회의가 끝나고 장로님 몇 분이 내 사무실로 오셔서 교단법에 의하면 그 장로님 말씀이 맞았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내가 놀란 것은 목사가 틀렸는데도 회의 중에는 한마디 말도 없다가 회의 후에 조용히 잘못을 지적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더 기가막힌 것은 잘못된 발언을 한 것처럼 되어 버린 장로님은 나보다 한참 위 고등학교 선배님이십니다.
그런데 그 장로님은 항상“목사님, 교회에서는 목사님이 어른이십니다.”하시면서 민망할 정도로 항상 깍듯하게 대해주십니다.
지금도 내가 가끔 기침을 하면 연세든 은퇴장로님들도“목사님, 목사님이 건강하셔야 합니다.”하시면서 몸에 좋다는 것은 다 가지고 오십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목사를 하지 장로는 하지 않겠다는 농담을 많이 합니다.
장로는 때로 고생은 목사보다 많이 하면서 교회 문제 생기면 욕은 바가지로 먹고 책임을 져야 하지만, 목사는 자기가 좋은 일 하면서 사례도 받고 일이 잘되면 수고는 교인들이 했는데 칭찬도 받고 영광도 받고 그럽니다.
목회의 성선설을 아직도 고집하는 것은 나의 스승되시는 장로님들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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