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용억 목사.jpg 손용억 목사(미네소타 감리교회)

 

목회하다 보면 계절설교가 가장 힘든 데,그 중의 하나가 아버지 주일 설교다.
그것은 아버님께 효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자람 때문이요, 동시에 주제가 뻔하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을 해도 신선도가(?) 높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아버지 주일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어떤 말씀을 해야 하나 큰 부담이다.
그래서 함께 고민하는 동역자들이 있을 것 같아 효자 한 분을 소개한다.
지난 해 58세로 세상을 떠난 NBC 워싱톤 지국장‘Tim Russert’의 죽음을 이례적으로 온 국민이 애도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튼과의 토론을 잘 이끌어 간 것처럼 인터뷰의 대가로서 이 시대의 성공한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이었을까?
비록 일류대학 출신도 명문가 출신도 아니지만 정치 1번가인 워싱톤 정가에서 해박한 지식과 날카로운 비판 능력을 지닌 출중한 논객으로 타임지에‘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지도자였기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동료들이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Because he was good friend, father and son.”전통적인 가족관이 실종되고 있는 이 시대 속에서 Tim Russert은 신실한 신앙심으로 가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아버지였다.
특히 자기 아버지를 누구보다 귀하게 여기며 효를 다했던 진정한‘good son’이었다.
Tim Russert의 아버지는 뉴욕 나이아가라 폭포 근처에 있는 버펄로시에서 평생동안 청소부로 일했던 지극히 평범한 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기 아버지를 가장 자랑스러운 존재로 생각하고 섬겼다.
그는 처음으로 대통령과 인터뷰하는 역사적인 순간 아버지를 그 곁에 모셔 함께 했을 정도로 아버지를 존경했다.
 인터뷰 후에 대통령이 저분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그는 매우 자랑스러운 어조로 대답했다.
“He is my father!”그는 틈만 나면 버펄로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예배를 드렸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며 담소 나누기를 즐겨했을 정도로 아버지를 사랑했다.
‘Tim never forgot where he came from.’그래서 동네 사람들은 그의 아버지를‘Big Russ’라고 부르며 부러워했다.
성공한 아들이 아버지를 알아주니 사람들도 그를 인정한 것이다.
그의 죽음을 애도한 조지 부시 대통령 조문의 한 부분이 이러한 그의 삶을 잘 표현하고 있다.
“Most important, Tim Russert was a proud son and father.” 효란 아버지를 아버지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특히 다른 사람들 앞에서.
 효란 아버지 곁에 서주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연로하셔서 외로우실 때.
Tim Russert는 이런 효를 아버지께 보여준 멋진 효자였다.
영화“대부(The God Father)”에 보면 이탈리아 출신 갱단인 마피아의 보스를“대부”즉 아버지라고 부르며 서로의 손가락을 잘라 그 피를 나누므로 형제요 가족이 되는 의식을 갖는다.
이렇게 살벌한 갱 사회에서도 2F(Father & Family) 아버지와 가족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데 여러분의 가정에서 아버지의 존재는 어떤가?
여러분의 아버지는 집 안 어디에 계신가?
아버지는 하나님이 내게 내려주신 귀한 분이다.
내가 그분을 비웃고 멀리한다면 아버지의 인생은 어떻게 될까?
 아무리 사람사는 방식이 달라진다 해도 가정이 없음은 불행이요, 어머니가 아무리 가정을 잘 돌본다 해도 아버지 없는 가족은 불완전하다.
우리 그리스도인은‘혈육’때문만이 아닌‘하나님 신앙 안에서’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된 가정, 그래서 아버지를 공경하고 아버지 말씀에 순종해드리는 이름다운 가정을 이루며 살아야 한다. “이것이 옳으니라!”
아무쪼록 우리 가문에도 Tim Russert 같은 효자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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