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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배 목사

 

●실제적 무신론자

 

한국 교회를 보면, 1907년 평양 성령 대부흥을 전후한 세대는 하나님을 맛보아 직접 아는 야다 세대, 곧 여호수아 세대였다. 그러나 그후에 한국 교회에도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가 일어났다(삿2:10).

오늘날 너무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을 야다로 직접 알지 못한다. 

하나님에 관한 간접 지식만 가지고, 그것이 전부인양 착각하며 종교생활을 한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찬양도 하고 기도도 드리고 예배에도 참석하지만, 그들의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면 하나님이 계시지 않다. 

사시 시대 사람들처럼, 본인들이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각자 왕노릇하며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간다(삿21:25). 

영국의 유명한 설교자 스펄전(Charles H. Spurgeon)은 하나님에 관한 간접 지식, 곧 관념적 지식만 가지고 종교생활을 하는 교인들을 “실제적 무신론자”(practical atheist)로 불렀다. 

무늬는 그리스도인이지만 실제는 무신론자다. 

말에는 하나님이 있지만, 삶에는 하나님이 없다. 

기도가 공허하고 찬송과 예배에 기쁨이 없다. 

목사나 평신도나 각자 모두 무거운 책임감으로 종교생활을 할 뿐이다. 

이들의 삶은 세상 사람들의 삶과 별로 다른 것이 없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살아계신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생활이 돌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죽은 신들을 섬기는 종교생활과 같을 수 있는가?

빛과 어둠이 다르듯이 다를 수밖에 없고 또한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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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경고

 

“그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을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 마태복음 7장 22-23절 .

이 말씀은 오늘날 교회 지도자들, 곧 목사, 장로, 선교사, 신학교수들을 향한 예수님의 엄중한 경고다. 

여기서 예수님이 사용하신 단어는 기노스코 이다. 

야다와 마찬가지로 기노스코는 둘 이상의 인격체가 관계를 맺고 교제하면서 쌍방간에 얻어지는 지식을 뜻한다.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요한복음 10장 14-15절.

이처럼 예수님이 나를 아시면 나도 예수님을 아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나를 알지 못하시면 나도 예수님을 모르는 것이다. 

기노스코는 교제하면서 쌍방이 함께 나누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최후의 심판날에 “많은 사람”이 예수님께 나아와 자신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을 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많은 사역을 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향해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내게서 떠나라”고 선언할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정말 무섭고 충격적인 경고다.

예수님께서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면 그들도 예수님을 알지 못한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옮기면, 오늘날 수많은 목사들이 예수님을 알지 못하면서, 예수님에 관한 오이다 간접 지식(head knowledge)만 가지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설교도 하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온갖 사역을 하고 있다는 말씀이다. 

그렇지만 “그날에” 숨겨졌던 그들의 정체들이 모두 벌거벗은 듯이 드러날 것이다(히4:13). 

그들도 그들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때에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그중에 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라. 

심판날에는 회개할 시간이 없고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절망과 수치에 몸부림치고 통곡하며 예수님 앞을 떠나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지금 자신을 돌아보라. 

 

●우리도 그럴 것이다.

 

2천년 전에 예수님을 빌라도에게 넘겨 십자가에 못 박은 주역들은 누구인가? 세상 사람들도 아니고 일반 백성도 아니다. 

바로 대제사장, 장로, 바리새인들이었다(마27:1-2). 

그들은 세상에서 하나님을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섬긴다고 자부했던 당대에 이스라엘 최고 지도자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것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가? 

그 이유는 하나다. 그들이 하나님을 몰랐기 때문이다. 하나님에 관한 간접 지식만 잔뜩 가지고 있었을 뿐 하나님을 직접 아는 기노스코 야다가 없었다. 

“너희가...생명의 주를 죽였도다...형제들아 너희가 알지 못하여서 그리하였으며 너희 관리들도 그리한 줄 아노라”사도행전 3장 14-17절.

"이 지혜는 이 세대의 통치자들이 한 사람도 알지 못하였나니 만일 알았더라면 영광의 주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아니하였으리라" 고린도전서 2장 8절.

이 구절들은 오늘날도 하나님을 직접 아는 기노스코 없이 간접 지식만 가지고 사역하는 목사나 신학교수들이 얼마나 무서운 죄를 범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만약 예수님이 초림처럼 성육신하여 이 땅에 오신다면, 앞장서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을 사람들은 2천년 전처럼 세상 사람들이나 평신도들이 아니라 간접 지식만 가진 교회 목사와 신학교수들일 것이다. 

간접 지식에 노예가 되어있는 그들은,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처럼, 오늘날도 예수님을 결코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셔도 예수님께로 자기 양들을 인도하기는커녕, 오히려 빼앗기지 않으려고 예수님을 시기하고 비난하고 배척할 것이다. 

자신들이 누리는 기득권이 예수님으로 인해 무너질 단계에 이르면, 2천년 전에 그들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일을 서슴치 않을 것이다. 

우리는 2천년 전 그들과 다른가? 아니다. 

우리나 그들이나 다 똑같이 죄인들이다(롬3:9-12). 

그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면, 우리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다. 간접 지식만을 가진 나의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리고 열심을 내면 낼수록, 나는 나 자신과 나를 따르는 양떼를 더 깊은 저주에 빠지게 한다. 

이 길을 걷지 않으려면, 다른 길은 없다. 

나를 사로잡고 있는 간접 지식의 사슬을 끊고 직접 지식 야다의 길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간접 지식의 저주를 끊을 능력이 없다.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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