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면_배명희사모.jpg

배영희 사모

 

<지난호에 이어서>

5. 휴식의 참된 의미 

또 유진 피터슨 목사는 하나님께서 6일 동안 창조하는 그 날마다의 시간 속에 '은혜의 리듬'을 만들고 그 리듬 속에서 우리가 잠을 잘 때 하나님께서 일을 시작하신다고 하며 안식일준수라고 했을 때 그것은 '우리 자신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집착하던 모든 것들에서 자신을 분리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고든 맥도날드 목사는 <목회자에게도 개인 시간이 필요하다>에서 목회자들의 시간에 대한 '헛된' 여섯 가지 신화를 지적하고 있다. 

첫째,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세계를 구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다. 

둘째, 내일 영적 암흑기가 닥쳐올지 모르므로 1초라도 서둘러야 한다. 

셋째, 목회자는 24시간 비상사태로 대기해야 한다. 

넷째, 목회자는 휴식, 여가, 휴양 등으로 사역에 쏟아야 할 시간을 낭비하면 안 된다. 

다섯째,  지쳐 쓰러질 때까지, 골병 들 때까지, 심장이 터질 때까지 일해야 한다. 

여섯째,  목회자는 아내와 자녀의 불만을 갖가지 요구 사항들을 그 영적 권위로 잠재워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썼다.

 늘 "죽도록(죽을만큼) 충성하라", "죽으면 죽으리라"는 다짐으로 하루도 쉼없이 교회생활만 하던 우리 부부의 목회관(牧會觀)을 그대로 기록했는지 놀랍다. 

아무튼 나와 남편은 안식월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 

'안식은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집착하던 모든 것들에서 자신을 분리 하는 것'이라는 유진 피터슨 목사의 말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목회와 인생과 부부사이가 refresh 되어 새로운 마음을 갖으며 재충전은 물론 앞으로의 목회와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구상할 수 있었고 또 앞으로 십년후쯤 닥쳐올 긴 안식년, 즉 은퇴후에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 생각해 보는 기회도 되었다. 

목회 22년만에 처음 쉬었다는게 좀 부끄럽지만 지난 두 달간의 쉼은 참 좋았다. 

일년쯤 쉬어야 한다면 세밀한 계획과 그동안 책을 쓰던가 무슨 업적을 남겨야 할것 같은 부담이 또 따랐을 것이다. 

나의 세 자녀가 Bay Area 에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까지 나왔어도 쉴줄 모르는 부모덕에 디즈니랜드 한 번도 못데려 가보고 결혼해 뿔뿔이 헤어져 사는 것이 어미마음에 한이 되어 은퇴후 디즈니랜드 가자했더니 아들의 대답이 "됬어요, 우리애들하고 가볼게요"였다.

 목회자 부부들이 우리처럼 탈진을 겪고 육체와 마음의 위기도 겪고 자녀들도 다 커서 둥지를 다 떠나버리기전에 쉼을 가져보시기를 부탁하고 싶다. 

어디로 갈까? 

몸과 마음을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어 신경 쓸 일이 전혀 없는 곳, 교회와 가정에서 먼 곳, 둘 만이 있을 수 있는 곳이 좋다. 

어느 목회자 가정은 생활비가 적게 드는 개발도상국 즉 스리랑카, 멕시코, 인도 같은 곳에 가서 선교사님들이 소개해준 휴양지에서 몇 달을 쉬다 오셨다는데 몸이 허약한 사모님을 위해 두 달을 가정부까지 두면서 생활했어도 한국의 한 달 생활비도 안 들었다고 귀띰해줬다. 

안식, 바이얼린줄을 풀어 놓았기에 다시 과감히 감고 조여 아름다운 소리가 나도록 작업하는 시간은 행복하고 보람되다. 

주 안에서는 휴식도 복음이다.

 

-배명희 저서 신세대사모학(2004)에서

<북가주 사모회 제공>

신앙/사모컬럼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