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권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 '한 생명 살리기 금식 캠페인'
▲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가 지난 8일 경북 포항시 북구에 있는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실에서 북한에 보낼 옥수수 종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액자는 1998년 방북 당시 북측에서 김 교수의 공로를 기려 선물한 것이다.
시종일관 주어는 옥수수였다.
"옥수수가 기아·식량 문제를 해결하고요."
"옥수수는 온실가스를 줄여주는 환경 지킴이도 됩니다."
"옥수수는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열쇠입니다."
'옥수수 박사'로 유명한 김순권(77) 한동대 석좌교수의 열정은 여전했다.
지난 8일 경북 포항시 북구 국제옥수수재단 사무실에 들렀을 때 그는 옥수수 종자를 점검하고 있었다.
청바지에 낡은 모자를 눌러 쓴 그는 평범한 동네 할아버지 같았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육종학자다.
지금까지 노벨상 후보에 5차례나 올랐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17년 동안 아프리카 토양에 맞는 옥수수를 연구했고, 1998년 이후에는 북한 요청으로 59차례 총 370일 동안 북한에 머물며 북한형 옥수수 종자 개발에 힘을 쏟았다.
지난해엔 북한 어린이들을 지원할 '꿀초당 옥수수' 종자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공로로 그는 지난해 말 '제9회 한반도통일공헌대상'에서 시민사회 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비슷한 연배의 지인들은 지금이 인생을 정리하는 '마지막 5분'일 텐데 그에겐 늙을 시간이 없는 것 같았다.
"이것들이 북한에 들어갈 옥수수 종자입니다. 자연 상태에선 종자가 죽기 때문에 영상 5도를 유지해주고 있어요."
김 교수는 창고에 보관된 옥수수 종자들을 직접 꺼내 보여줬다.
그의 북한 동포 사랑은 간절하다.
"북한은 지금도 식량의 70%를 옥수수에 의존하고 있어요. 옥수수가 없으면 축산업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가 잦아들면 가장 먼저 방북해 준비한 종자들을 모두 전달하고 싶어요."
김 교수에 따르면 옥수수 등 작물의 종자는 기후변화나 바이러스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수시로 품종 개발·개량을 해줘야 한다.
김 교수가 종자 연구에 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인 김 교수는 매년 사순절마다 '한 생명 살리기 금식 운동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고난주간(10~16일)을 맞아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한 끼를 금식한 밥값 5000원이면 꿀초당 옥수수를 심어서 북한 어린이 10명을 하루 동안 먹일 수 있어요. 교회와 성도 가족들이 작은 정성을 보태주면 좋겠어요."
올해 재단은 캠페인을 통해 북한 어린이뿐만 아니라 울진·삼척 산불 피해 주민과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모금 지원도 병행한다.
김 교수는 현재 기후변화 차단을 위한 슈퍼바이오에너지 옥수수 종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옥수수 생산량 세계 1위인 미국은 생산량의 38%를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씁니다. 이것을 휘발유에 섞으면 이산화탄소를 줄여줍니다. 옥수수가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죠."
하나님이 옥수수를 통해 인생의 사명을 감당케 하셨다는 그의 고백이 믿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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