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전달이다.
좋은 언어 습관은 전달능력을 향상시키고, 듣는 사람들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좋은 언어 습관은 설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설교자가 적절하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거나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성도들은 설교에 집중할 수 없다.
강단에서 사용되는 표현 중에 ‘~되어지다’와 같은 이중피동(二重被動)은 불필요한 언어 습관이다.
대표적인 예로 ‘하나님의 은혜로 ○○○이 되어지다’와 같은 표현이다.
‘~되어지다’는 ‘~되다’는 피동(수동) 의미에 ‘~어지다’는 피동형 어미를 중복해서 덧붙인 말로 우리말 어법과 맞지 않는다.
하지만 간혹 설교하는 분이 이미 습관이 돼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뉘어지다’(나뉘다) ‘모여지다’(모이다) ‘믿겨지다’(믿기다) ‘보여지다’(보이다) 등의 말을 반복해 쓰기도 한다.
기독교인이 고쳐야 할 언어 습관 중에 가장 흔한 것이 ‘예배보러 간다’는 말이다.
‘~보러 간다’ 혹은 ‘~보다’는 명사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
‘시험을 본다’는 말은 ‘시험을 치른다’는 의미이고, ‘아기를 본다’는 ‘아기를 보살피고 지킨다’는 의미이다.
‘영화나 연극을 본다’는 관객의 입장에서 구경한다는 의미이다.
‘예배를 본다’는 말 역시 영화나 연극을 본다는 의미와 가장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예배는 영화나 연극을 보는 것과는 다르다.
예배는 관객의 입장에서 구경하듯 보는 것이 아니라 예배자로서 찬양과 경배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배를 본다’ ‘예배보러 간다’는 말은 ‘예배를 드린다’ ‘예배를 드리러 간다’는 말로 바꿔 사용해야 한다.
언어 습관을 고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이중피동과 같은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는 말을 바로 잡고, 교회용어로 올바른 어휘와 표현을 사용하려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된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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