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길 CBS 사장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달라진게 있다면 출퇴근 시간이었다.
회사를 다닐 때는 밤 늦게 들어와서 새벽같이 나가는 게 일상었다.
업무는 밤늦게 끝났고, 일찍 퇴근하더라고 일과 관련한 약속들이 줄을 이었다.
식사하면서 일 얘기를 하다 보면 귀가 시간이 늦어졌고, 집에 돌아오면 한밤중일 때가 많았다.
그 다음날 아침이면 어제와 다름없이 집을 나서야 했다.
그러다 보니 집에서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는 일은 거의 없었고, 아이들 얼굴조차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
불 꺼진 방에서 잠들어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게 고작이었다.
사장 선거에서 낙선한 후 , 나는 비로소 일찍 집에 들어갔고, 아침저녁에는 집에서 식사하는 날이 많았다.
처음에는 아무 말이 없었던 아이들은 궁금한 기색이었다.
아침이나 저녁이나 얼굴을 보기 어려웠던 아빠를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식탁에서 볼수 있게 되자, 아들 지원이가 물었다.
"아빠, 내일도 우리랑 같이 밥먹어?"
"그럼, 내일도 모레도 엄마랑 너희들이랑 같이 밥 먹을 거야."
"진짜, 아빠랑 계속해서 같이 밥 먹을 거란 말이지?"
"그럼, 그럼. 아빠랑 밥 먹기 싫어?"
그동안 아들과 함께 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던 나로서는 혹시 내가 불편해서 그런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아무리 아빠라고 해도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하고 지낸다면 잊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사실 회사에 다니는 내내 나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사랑받는 아빠가 아니었다.
"아니!"
아들 지원이가 갑작스레 큰소리로 대답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나만 놀란 것이 아니라 아내도 놀란 모습으로 웃으면서 지원이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지원아, 아빠랑 매일 밥을 먹으니까 그렇게 좋아?"
"응!"
아내의 물음에 아들 녀석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자 딸아이도 까르르 웃음을 보였다.
그런 아이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다.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그렇지 않아도 늦은나이에 결혼한 나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무척 사랑스럽고 행복했지만 워커홀릭이었던 탓에 여전히 일에 빠져 지냈다.
가족보다 회사일을 우선 순위에 두고 살아왔던 것이다.
더 늦기전에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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